'범죄도시3' 김기호 "4개월간 노래도 안들어, 중국말만 달고 살았다"②

영화 '범죄도시3'에서 백사장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김기호가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에서 인터뷰를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세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ewa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배우 김기호가 '범죄도시3' 오디션과 촬영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1000만 대기록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영화 '범죄도시3(이상용 감독)'에서 중국 삼합회 수장 백사장 역으로 강렬한 눈도장을 찍은 김기호는 최근 JTBC엔터뉴스와 인터뷰에서 '범죄도시3' 합류에 대해 "내가 지금 회사 없이 프리랜서로 일을 하다 보니까 정보에 느릴 수 밖에 없다. 하나 하나 다 쫓아다니면서 영화사에 프로필을 내러 다녔는데, 코로나와 함께 영화계에도 폭탄이 떨어지면서 일 자체가 확 줄었던 때다. '범죄도시3' 오디션 소식 역시 굉장히 늦게 접하고 막바지에 겨우 접수를 했다"고 회상했다.

오디션도 후반부에 볼 수 있었다는 김기호는 "공통 대본으로 1차 오디션을 봤고, 현장에서 연출부가 즉석 대본을 줘 나름 재미있게 발췌를 했다. 느낌은 나쁘지 않았는데, 오디션을 수십, 수백번을 보다 보니까 느낌과 합격 여부는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 '나 되게 잘했어. 만족해' 싶은데 연락이 안 오고, 후회가 막심할 정도로 아쉬웠는데 연락이 오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범죄도시3'도 (합격에 대해) 아주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실제 김기호는 다소 오랜 시간이 지난 후 2차 오디션에서 이상용 감독을 만날 수 있었다고. 그는 "1대1 디렉션에 따라 연기하면 감독님은 카메라를 잡고 직접 찍으면서 실시간으로 다양한 요구사항을 던져 주셨다. 연기 뿐만 아니라 살아 온 이야기도 했다. 특히 내 기억으로는 그 날이 '범죄도시2'가 1000만 관객을 넘은 날이었다. 근데 감독님은 그 기쁨을 만끽할 새도 없이 3편 오디션에 한창이셨다"고 말해 모두의 열정을 다시금 확인 시켰다.

김기호는 특별한 변화가 없는 이상용 감독의 표정을 보면서 1차 때보다 기대감을 더 낮췄었다는 후문. "경력이 쌓이면 연출부 표정과 리액션부터 보게 되는데 감독님은 봐도 속마음을 정말 모르겠더라"고 귀띔한 김기호는 "그러다 연출부로부터 '백사장 역할을 맡아 주십시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일본 야쿠자 쪽 아닐까 싶었는데, 중국 삼합회 쪽이라 해서 합격은 너무 기뻤지만 중국말을 해 본 적도, 제대로 들어본 적도 없어 걱정부터 됐다"고 토로했다.

"중국말 하나도 모른다"는 김기호의 말에 이상용 감독은 "배우면 된다"며 깔끔하게 정리했다고. 김기호는 "내가 걱정이 너무 많으니까 감독님께서 '너무 언어적인 것에 포커스를 맞추지 말아라. 지금 배워서 한들 중국 사람과 말투가 똑같을 수는 없다. 그것보다는 나오는 분위기에 포커스를 둬라'라는 조언을 해주셨다"며 "그 때부터 최용희 중국어 선생님에게 특훈을 받았다. '범죄도시1'에서 어리바리한 모습의 통역사로 직접 출연도 했던 친구다. 시리즈 전반에 걸쳐 중국 관련 언어는 다 그 친구가 담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기호는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진회장과 내 분량은 또 다행히 후반부로 몰리게 돼 시간을 조금 더 벌 수 있었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까지 3~4개월 정도 중국어에 투자했다. 차를 타고 이동할 때도 음악이나 노래를 아예 안 들었다. 계속 중국어만 듣고 말했다. 중국말은 4성이 있어 억양을 잘못 넣으면 뜻 자체가 잘못 전달되지 않나. 귀게 익숙하게라도 만들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백사장을 준비하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주성철(이준혁)을 폭발하게 만드는 매개체로 활약해야 한다는 것. 백사장은 극중 중국 마약계 큰 손 진 회장(심은영)과 주성철의 마약 유통을 위한 비즈니스 오작교가 되어주는 인물로, 일이 꼬이려는 주성철의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고 장작까지 태우는 역할을 담당했다.

김기호는 "주성철의 분노 게이지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마침표를 딱 찍어줘야 했다. 무엇보다 역할을 오해하는 분들이 몇몇 계신데, 백사장은 진회장의 수하가 아니라 삼합회 보스다. 진회장은 약을 갖고 사업을 하는 것이고, 백사장은 그와 막역한 사이로 서로 같이 큰 돈을 만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사람이다. 에이전시라고 해야 할까"라며 웃더니 "때문에 정작 범죄 조직에 몸 담고 있는 건 주성철도, 진회장도 아닌 백사장이다. 그래서 주성철에 절대 밀리거나 기가 눌리면 안 됐다. 그 부분이 보였으면 싶었다"고 설명했다.

'범죄도시3'는 대체불가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가 서울 광역수사대로 이동 후, 신종 마약 범죄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이준혁)과 마약 사건에 연루된 또 다른 빌런 리키(아오키 무네타카)를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다. 26일까지 누적관객수 973만 명을 돌파하며 시리즈 쌍천만 대기록을 앞두고 있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박세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ewa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