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내달 초 방중...美中 외교수장 이어 재무수장 만날 듯
미국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에 이어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이 베이징을 방문한다. 블룸버그통신은 26일(현지 시각) 옐런이 다음 달 초 중국을 방문한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옐런의 방중은 2021년 바이든 정부 출범 후 장관급으로 두 번째다. 지난 19일에는 블링컨이 미 외교사령탑으로는 5년 만에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친강 외교부장 등을 만났다. 중국 정찰 풍선의 미 상공 진입 사건 이후 격화됐던 양국 갈등이 일단락되고, 외교·경제 부문에서 고위급 접촉이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옐런은 방중 기간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고위급 경제 회담을 가질 전망이다. 지난 3월 류허 전 부총리의 자리를 이어받은 허리펑은 외국인 투자와 부동산 등 금융 전반을 관장한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부총리가 미 재무장관을 상대해왔다.
미국은 경제 분야에서 중국과의 충돌을 완화하고자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정부는 잇따른 ‘수출 통제’ 등을 통해 중국 내 첨단 기술 유입을 차단하면서도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중국과 대화 채널을 유지한다는 기조를 드러내고 있다. ‘디커플링’이 아닌 ‘디리스킹’을 추구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의 대중 억제 기조가 본질적으로 달라지지 않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옐런은 올해 들어 계속해서 방중을 추진해왔다. 지난 4월에는 “적절한 시기에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정부 내에서 옐런은 상대적으로 중국과 전략적 소통을 강조하는 인물로 꼽힌다. 최근 존스홉킨스대 연설에서는 “미국은 중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원치 않고, 그것은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 외교가에선 미중간 고위급 만남에 대해 ‘6개월짜리 긴장 완화 조치’라는 평가가 있다. 오는 11월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미중 정상회의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며, 일시적 봉합에 불과하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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