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문재인 간첩’ 박인환 막말에 “언제적 색깔론? 경질해야”

경찰발전위원장 “국민 70%이상 문재인 간첩인 거 몰라”
박성준 “그럼 윤 대통령은 간첩이 뽑아준 검찰총장인가”

박인환 경찰제도발전위원회 위원장이 지난해 9월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총리 소속 경찰제도발전위원회 1차 회의를 마치고 회의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인환 경찰제도발전위원장(국무총리 소속)이 “문재인(전 대통령)은 간첩”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후폭풍이 확산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역사의 퇴행”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경질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난 1년간 사정기관들이 충성 경쟁하듯 정치보복 수사에 뛰어들며 정치를 퇴행시키더니 이제는 정부 인사가 공식 석상에서 전직 대통령을 일컬어 ‘간첩’이라는 막말까지 서슴지 않는다”며 “‘검사 왕국’이 들어서자 검찰 출신이면 아무나 간첩으로 낙인찍을 수 있다고 착각하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검사 출신인 박 위원장이 지난 26일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국회 안보토론회’에서 “최근 간첩단 사건이 나오는데 문재인의 비호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국민의 70% 이상은 문재인이 간첩이라는 것도 모르고 있다”고 발언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이 대표는 “대체 언제적 색깔론이냐”며 “역사의 퇴행”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 위원장은 당장 망언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고 물러나라. 물러나지 않고 버티면 윤석열 대통령이 경질하라”고 촉구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한덕수 총리를 향해 “본인이 관할하는 국무총리 자문 기구의 장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국민과 언론을 상대로, 전직 대통령에 대해 입에 담지 못할 망언을 내뱉었다”며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런 ‘일베’(극우 커뮤니티)스러운 망언을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총리가 동의하는 것이 아니라면, 응당 합당한 조치가 필요하다.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한 이들에게 적절한 조치를 하는 것은 정부의 기강을 세우는 길이다”라고 밝혔다. 경찰제도발전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국무총리 훈령) 제5조는 ‘국무총리는 위원을 해촉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같은 당 박성준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내어 “박 위원장은 ‘문재인이 간첩’이라며 문 전 대통령을 모독했다”며 “그러면 문 전 대통령에게 검찰총장으로 임명됐던 윤석열 대통령은 무엇인가. 간첩이 뽑아준 검찰총장이었는가. 정권이 반대하면 무조건 빨갱이, 간첩 딱지를 붙이던 군사정권 시절이 떠오르게 한다”고 지적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