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최초로 EPL 입성하는 중앙 수비수···김지수의 브렌트퍼드 이적이 갖는 의미

윤은용 기자 2023. 6. 27. 15: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브렌트퍼드 페이스북 캡처



한국 축구가 또 한 명의 ‘빅리거’를 탄생시켰다. 그것도 가능성이 희박한 포지션 중 하나였던 중앙 수비수다. ‘제2의 김민재’로 불리는 김지수(19)가 2023~2024시즌부터 세계 최고 리그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뛴다.

EPL에 속한 브렌트퍼드는 26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K리그2 성남FC에서 온 김지수가 계약 기간 4년에 옵션 1년을 포함한 내용의 계약서에 서명했다”며 “이번 주 프리시즌을 시작하는 B팀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21일 브렌트퍼드와 계약을 앞두고 메디컬 테스트를 받기 위해 영국으로 향했던 김지수는 마침내 계약을 마치고 프리미어리거가 됐다. 한국 선수가 EPL에 입성한 것은 김지수가 15번째다.

192㎝·84㎏의 건장한 체격에 축구 지능까지 뛰어나 김민재(나폴리)의 뒤를 이을 대형 유망주로 평가받았던 김지수는 지난 시즌 준프로 신분으로 성남에서 데뷔해 K리그1에서 19경기를 뛰었다. 최근 막을 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는 한국의 4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지난 시즌 EPL에서 9위에 오른 브렌트퍼드는 김지수를 오래전부터 눈여겨본 뒤 영입에 나섰다. 당초 A대표팀 경험이 없어 이적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최근 잉글랜드축구협회(FA)가 해외 선수에게 잉글랜드 진출의 문호를 넓혀주는 방향으로 워크퍼밋(취업허가증) 규정을 개정하면서 EPL 무대를 밟게 됐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유럽 무대에 진출하는 한국 선수들의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대부분이 공격수나 미드필더였다. 수비수도 있었지만 다수가 풀백이었고 중앙 수비수는 거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김민재가 2021~2022시즌 페네르바체(튀르키예)에 입단해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편견의 벽을 깼다. 김민재는 한 발 더 나아가 유럽 5대리그 중 하나인 이탈리아 세리에A의 나폴리로 이적했고, 2022~2023시즌 나폴리의 우승을 이끌며 세계 최정상급 중앙 수비수로 거듭났다.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독일) 등 유럽 굴지 빅클럽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김지수가 지난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영국 런던으로 출국하고 있다. 인천공항 | 연합뉴스



김지수는 김민재에 이어 유럽 5대리그, 그 중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EPL에 입성하며 또 다른 기록을 썼다. 한국 축구 사상 EPL에 입성한 중앙 수비수는 김지수가 최초다. 특히 김지수는 만으로 10대에 불과한 나이에 EPL에 입성했는데 이 또한 처음이다. 비록 B팀에서 시작하지만, 브렌트퍼드가 그만큼 김지수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동안 한국 선수들이 경쟁력을 입증받기 힘들었던 포지션에서, 무려 2명이나 유럽 5대리그에서 뛰게됐다는 것은 한국 축구가 그만큼 성장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지수의 EPL 입성을 결코 가벼이 볼 수 없는 이유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