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日 오염수 방류 반대’ 결의안 단독 처리…與, 집단퇴장

與 “농해수위 표결 강행은 ‘날치기’…日 원조 대변인은 文정부”
野 “국민만 불안, 정부는 소극…與, 후쿠시마서 횟집 먹방하라”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2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소병훈 위원장과 어기구 민주당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란을 두고 여야가 거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는 27일 야당 단독으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의결했다. 반면 여당은 결의안 상정에 반발하며 표결을 패싱하고 퇴장했다.

국회 농해수위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통해 '오염수 방류 계획 철회 및 수산물 안전성과 어업인 보호 대책 마련 촉구 결의안'을 상정했다. 해당 결의안은 당초 논의 일정에 없었지만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소병훈 농해수위 위원장이 민주당의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을 수용해 안건으로 올렸다.

국민의힘 측에선 협의 없이 야당 단독으로 결의안 제출을 강행했다며 반발에 나섰다. 여당 간사인 이달곤 의원은 "과학적·객관적인 증거로서 인체에 해가 되는 경우에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반대한다는 것이 저희 입장"이라며 "결의안을 만들려면 여당하고 의논해서 사전에 합의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도 "위원장이 현안을 논하다가 긴급동의를 받아서 기습적으로 (결의안 처리를) 끼워 넣었다"며 "민주당이 단독으로 내놓은 안을 (상임위에서) 표결하겠다는 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민주당이 하고 싶다면 단독으로 성명을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도 "야당만 (동의한) 결의안이 국민들이 볼 때 설득력이 있나"라며 "방류가 코앞에 있으니 뭐라도 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미 2년 전 문재인 정부 때도 방류한다고 발표가 됐다. 그때 국회에서 이미 결의안을 냈다"고 날을 세웠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도 "우리가 일본의 대변인이냐고 말씀하는데 원조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라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에선 여야 합의가 되지 않는 경우 다수결로 결의안을 채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윤준병 의원은 "국민은 엄청나게 불안해하고 있는데 정부는 지극히 소극적이다. 오히려 일본 정부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여야 합의가 안 되면 위원회 차원에서 전체 의견을 도출하고 정부가 일을 제대로 하도록 하는 게 국회의 책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정훈 민주당 의원도 "여야 의견 대립은 이미 예상됐던 내용"이라며 "합의가 안 됐을 뿐, 다수결에 의한 의견도 하나의 정치다. 민주당끼리 (결의안을 처리하라고) 이야기하는 건 국회법 절차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재갑 민주당 의원도 "국민의힘은 왜 민주당이 괴담을 퍼뜨리고 국민을 자꾸 불안하게 만드냐며 횟집 먹방을 한다"며 "횟집 먹방을 하려면 후쿠시마에 가서 하라"고 비꼬았다.

소병훈 위원장은 "농해수위 차원의 결의안을 만들기 위해 몇 차례 협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합의가 안 됐기 때문에 표결을 하겠다고 한 것이다. 오늘 처리를 하고 다음 회의 때 여당 결의안이 있으면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고수하며 안건들을 결국 표결에 부쳤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날치기다' '위원장이 제안해서 야당 의원들끼리 표결하는 게 어디 있나' '기자회견을 하면 되지 왜 상임위에서 표결을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곧바로 퇴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