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경쟁' SSG 미스터리...'180억 비FA 트리오' 부진에도 1위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SSG 랜더스는 지난 2021년 겨울 박종훈(5년 65억원), 문승원(5년 55억원), 한유섬(5년 60억원)과 비(非) FA 다년 계약을 했다. 당시만 해도 비FA 계약이 생소했던 KBO리그에 새로운 트랜드를 만들었던 사건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SSG의 비FA 트리오 중 박종훈, 한유섬은 1군에서 얼굴을 볼 수가 없다. 문승원은 시즌 초 선발 투수로 시작했지만 자리를 잡지 못하고 불펜 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한유섬은 지난해 팀의 주장으로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이끈 팀의 핵심 선수였다. 하지만 올 시즌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50경기 타율 0.180 30안타 OPS 0.532에 그치고 있다. 특히 트레이드 마크인 홈런이 단 2개뿐이다. 2017년 29개, 2018년 41개, 2019년 12개, 2020년 15개, 2021년 31개, 2022년 21개의 홈런 때려낸 한유섬의 성적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결국 SSG는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던 한유섬을 지난 10일 2군으로 내려보냈다. 지난겨울 타격폼 수정이 독이 됐다는 평가다. 현재 폭발하는 SSG 타선을 본다면 완벽한 타격 밸런스를 찾기 전까지 한유섬을 급하게 1군에 부를 필요가 없다.
그리고 마운드 위에서는 박종훈의 부진이 예사롭지 않다. 특히 제구가 문제다. 박종훈은 11경기 53⅔이닝 동안 볼넷을 38개나 내줬다. 제구가 잡히지 않으니,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많아졌고 특유의 무브먼트가 줄었다. 박종훈의 가장 큰 장점은 위로 솟구치는 패스트볼의 무브먼트와 옆으로 돌아 나오는 커브의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박종훈은 자신의 장점을 잃었다. 이닝당 출루 허용율이 1.71로 지난 2015년 선발투수로 자리를 잡은 이후 커리어로우 시즌이다.
그리고 문승원도 부진하다. 문승원은 1군에 있긴 하지만 시즌 초 선발 투수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현재 불펜에서 활약 중이다. 선발투수 문승원은 4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6.43 피OPS 0.947로 부진했다. 결국 5월 초 2군으로 내려간 뒤 재정비 후 1군으로 올라왔다. 하지만 더 이상 선발 투수는 아니었다. 지난 2021년 겨울 다년 계약을 할 때 문승원은 팔꿈치 수술 후 재활 중이었다. 그렇지만 SSG는 문승원이 재활을 마치면 선발 투수로 롱런 할 것이라고 기대하며 대형 계약을 안겼다. SSG는 55억원 불펜 투수가 아닌 선발 투수를 원했다.
SSG는 이렇게 팀의 핵심 선수들이 부진한 데도 LG와 선두 경쟁을 하는 미스터리한 팀이다.
SSG가 올해도 1위를 질주할 수 있는 이유는 외국인 삼인방(맥카티, 엘리아스. 에레디아)이 공수에서 대활약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10개 구단 중 세 선수가 제 역할을 하는 팀은 사실상 SSG뿐이다. 그리고 MVP급 활약을 펼치고 있는 최정도 있다. 최정은 타율 0.319 19홈런 54타점 62득점 OPS 1.001로 홈런, 타점, 득점, OPS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SSG는 비FA 트리오의 부활이 절실하다. 아직 시즌의 절반 이상이 남았고, 그들의 계약 기간도 절반 이상 남았다. 현재 SSG는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긴 하지만 오는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시작되면 팀의 핵심 전력인 최지훈과 박성한이 빠진다. 그전까지 비FA 트리오가 돌아와야 2년 연속 통합우승을 노릴 수 있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SSG 비FA 트리오 한유섬, 박종훈, 문승원.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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