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문재인 간첩’ 발언 박인환 두고 “철지난 색깔론···경질하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7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간첩’이라고 주장한 검사 출신 박인환 경찰제도발전위원장을 향해 “역사를 어디까지 퇴행시킬 생각인가”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믿기 힘든 발언을 접했다. 지난 1년간 사정기관들이 충성 경쟁하듯 정치 보복 수사에 뛰어들며 정치를 퇴행시키더니 이제는 정부 인사가 공식 석상에서 전직 대통령을 일컬어 ‘간첩’이라는 막말까지 서슴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박 위원장을 향해 “대체 언제적 색깔론인가”라며 “‘검사 왕국’이 들어서자 검찰 출신이면 아무나 간첩으로 낙인찍을 수 있다고 착각하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박 위원장의 믿기 힘든 발언은 검찰공화국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며 “정권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무조건 빨갱이 딱지를 붙이던 ‘군사독재’ 시절의 악습을 그대로 빼닮은 ‘검사독재’”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박 위원장은 당장 망언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고 물러나시라”라며 “물러나지 않고 버티면 윤석열 대통령이 경질하시라”라고 촉구했다. 그는 “철 지난 색깔론으로 무장한 사람에게 시민의 기본권 수호를 위한 경찰제도개혁을 맡기는 건 국민께서 용납하지 않으신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전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안보 관련 토론회에서 내년부터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이 경찰로 이관되는 것을 두고 “문재인(전 대통령)이 간첩이라는 것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의 70% 이상은 문재인이 간첩이라는 것도 모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해 9월 경찰 제도 개편을 위한 국무총리 직속 자문기구인 경찰제도 발전위원회 초대 위원장에 임명됐다. 박 위원장은 검사 출신 변호사로 보수 성향 시민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의 공동 대표를 지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문 전 대통령에게 검찰총장으로 임명됐던 윤석열 대통령은 간첩이 뽑아준 검찰총장이었나”라며 “정권에 반대하면 무조건 빨갱이, 간첩 딱지를 붙이던 군사정권 시절이 떠오르게 한다.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국민이 선출한 전직 대통령을 간첩이라고 모욕하는 정신 나간 사람을 경찰제도발전위원장으로 임명한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윤 대통령이 상식을 가졌다면 박 위원장을 당장 경질하라”고 촉구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도전날 자신의 SNS에 “이런 소리를 어떻게 공적 기구인 국무총리 소속 자문위원회에서 할 수 있느냐”며 “이 토론회에서 ‘문재인 간첩’ 소리에 참석자들 사이에선 박수가 터졌다는데 그럼 간첩한테 검찰총장으로 임명된 윤석열 대통령은 간첩의 하수인이란 말이냐”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협치는커녕 한 줌의 보수 유튜버와 극우 목사들이나 좋아할 만한 이야기하는 사람을 자문위원장에 앉혀놓을 수 없다”며 “당장 박인환 위원장을 해촉하라”고 촉구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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