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터널 통행료 안 받았더니...통행량 12.9% 늘었다

27일 오전 서울 남산 3호터널 요금소에서 차량들이 혼잡통행료를 내기 위해 서행하고 있다. /뉴스1

남산터널 혼잡통행료를 면제한 결과 터널 양방향 통행량이 13%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지난 3월 17일~5월16일 두 달간 시행한 ‘남산 1·3호 터널 혼잡통행료 징수 일시정지 모니터링’의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평소 남산 1·3호터널 통행량과 비교해 실험 기간 중 통행량이 얼마나 변화했는지를 분석한 것이다.

서울 남산 1·3호 터널 통행료는 지난 1996년 도심 내 차량 통행량을 줄이기 위해 부과하기 시작했다. 요금은 2000원으로 27년간 동결상태다. 이런 통행료 부과가 도심 차량 혼잡률을 줄이는 데 큰 효과가 없다는 시민 의견이 많아 시는 그간 통행료 정책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고심해왔다.

시는 우선 1차 실험을 갖고 3월 17일~4월 16일 한 달간 도심에서 강남 방향으로 나가는 차량에 한해 통행료를 면제해봤다. 그 결과 통행 차량 대수가 기존 7만 5619대에서 7만9550대로 5.2% 늘었다. 기존 통행료 징수 시간인 오전7시~오후9시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다.

이후 2차 시험에선 4월 17일~5월16일 동안 도심에서 강남 방향, 강남에서 도심 방향 모두 통행료를 면제했다. 그 결과 통행량이 8만5363대로 늘어 통행료 부과 때보다 증가했다.

이후 5월 17일 실험을 끝내고 혼잡통행료를 다시 받기 시작하자 통행량은 면제 전과 비슷한 7만5270대로 줄었다.

실험기간동안 우회도로 이용차량은 줄었다. 인근 주요 우회로인 장충단로와 소파길 두 곳의 차량 통행량은 실험 전 하루 26만7439대였으나 1차 강남방향 면제 후 2.4% 줄었고 2차 양방향 면제 후 4% 줄었다.

도심 내 차량 통행 속도도 크게 줄었다. 삼일대로, 소공로, 녹사평대로 등 남산터널과 인접한 도로들이다.

특히 1차 실험에서 강남방향 차량에 통행료를 면제하자 강남방향 도로는 주행속도가 최고 8.8% 감소했다. 양방향을 모두 면제하자 최고 10.2%까지 줄었다.

도심방향 도로 주행속도는 최고 13.5%까지 떨어졌다. 삼일대로는 평균 주행속도가 시속 24.9㎞인데 강남방향 면제 후엔 23.5㎞로 떨어졌고 양방향 면제 후에는 22.3㎞로 줄었다.

서울시는 이번 실험 결과를 토대로 올 12월까지 남산 혼잡통행료 폐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향후 교통 수요관리 정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연말까지 충분한 검토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