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코치 불화설? 롯데 고위 관계자의 역설 "얼굴 붉힐 수 있지만, 항명 아니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반등을 위한, 분위기 쇄신 차원"
롯데 자이언츠는 27일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한 코칭스태프 보직 변경을 단행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6월 최악의 흐름을 타고 있는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보겠다는 심산이다.
롯데는 지난 4월 14승 8패 승률 0.636의 좋은 성적을 거두며 2012년 이후 무려 11년 만에 개막 첫 달을 1위로 마쳤다. 나균안을 제외한 선발진 모두가 단 한 번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도 기록하지 못하며 부진했지만, 탄탄한 불펜과 득점권 찬스에서의 높은 고타율을 바탕으로 어려운 시기를 최고의 성적으로 극복했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었다. 롯데는 2022년에도 4월을 2위로 마치는 돌풍을 일으켰으나, 5월부터는 내리막길을 걸었던 까닭. 그러나 올해는 조금 달랐다. 4월보다는 성적이 조금 떨어졌으나, 롯데는 5월에도 13승 9패 승률 0.591로 훌륭한 성적을 유지했고 LG 트윈스, SSG 랜더스와 함께 '3강' 체제를 유지하며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쳤다.
올해는 작년의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는 듯했으나, 시기가 조금 늦어졌을 뿐이었다. 롯데는 6월부터 가파른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지난 6~8일 KT 위즈와 맞대결. 당시 롯데는 두 번의 연장전을 통해 접전의 승부를 펼쳤으나, 결과는 충격적인 '스윕패'였다.
KT전에서 흐름이 꺾인 롯데는 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 SSG 랜더스와 맞대결까지 모두 루징시리즈를 당하며 고개를 숙였고, 다시 만나게 된 KT와 리벤지 매치에서 또 한 번 스윕패를 경험했다. 그리고 수도권 9연전이 마무리되는 지난 주말 LG 트윈스와 '엘롯라시코' 라이벌 맞대결에서도 1승 2패에 머무르면서 올해 최대 +11승까지 벌어둔 승패마진이 모두 소진됐고, 33승 33패로 승률은 정확히 5할까지 떨어지게 됐다.
추락의 가장 여러가지 원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것은 부상자다. 롯데는 올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는데 큰 힘을 보탰던 최준용, 안권수, 노진혁, 나균안 등이 최근 부상으로 인해 전열에서 이탈하면서 뎁스가 눈에 띄게 얕아졌다. 공격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었고, 마운드 또한 흔들렸다.
물론 롯데가 분위기 쇄신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롯데는 지난 23일 LG전에 앞서 한차례 코칭스태프에 변화를 줬다. 김평호 코치를 1군에서 말소하고 나경민 코치를 콜업한 것. 당시 래리 서튼 감독은 "올 시즌 도루에 있어서 발전했다. 하지만 사이클 상으로 특히 6월 견제사도 많이 당하고 도루 이슈도 있어서 전반적으로 분위기를 바꿔보고자 조정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좋지 않은 흐름은 변하지 않았고, 롯데는 더욱 큰 변화를 가져가게 됐다.
롯데는 2군 사령탑을 역임하던 이종운 퓨처스 감독에게 1군 수석코치의 역할을 맡겼다. 그리고 기존의 수석코치였던 박흥식 코치는 타격 메인코치로서 임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게다가 배영수 투수코치를 퓨처스 총괄 코치로 보직 이동하면서 김현욱 컨디셔닝 코치를 1군 투수코치로 콜업했다.
이종운 2군 감독이 1군 수석코치로 보직을 변경하게 된 가운데 롯데는 2군 감독 없이, 배영수 코치에게 퓨처스팀의 전반적인 업무를 맡길 예정이다.
이날 롯데가 코칭스태프 변화를 발표하기 전 한 매체는 '코칭스태프의 항명 사태'가 있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서튼 감독과 코칭스태프들의 사이에 '불화'가 있다는 것. 팀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의 상황이 벌어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에 대해 롯데 고위 관계자는 선을 그었다.
'마이데일리'와 연락이 닿은 롯데 고위 관계자는 "서로 야구 이야기를 하다가 의견이 다를 때 조율을 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조금 얼굴을 붉힐 수 있지만, 항명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코칭스태프 변화에 대해서는 "최근 성적이 너무 좋지 않기 때문에 반등을 위한, 분위기 쇄신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팀 분위기가 바닥을 찍고 있는 것은 변함 없는 사실이다. '항명'은 아니라고 선을 그은 상황에서 롯데가 지금의 변화를 계기로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까. 지켜볼 일이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