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그래비티? 시각적 뛰어넘을것"..'더 문' 설경구→도경수가 만들 새 우주영화 [종합]
[OSEN=하수정 기자] '더 문'이 한국 우주영화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7일 오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더 문'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김용화 감독, 주연 배우 설경구, 도경수, 김희애 등이 참석했다.
'더 문'(감독 김용화, 제공배급 CJ ENM, 제작 CJ ENM STUDIOS 블라드스튜디오, 감독 김용화)은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의 사투를 그린다. 쌍천만 신화 '신과함께' 시리즈 김용화 감독의 첫 우주 프로젝트로, 대한민국 최초의 유인 달 탐사를 소재로 차원이 다른 우주 생존 드라마를 선보일 예정이다. 개봉 전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필리핀, 호주, 뉴질랜드,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대만, 태국 등 전 세계 155개국에 선판매되는 성과를 거뒀다.
설경구는 "시나리오는 지금까지 받아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였고, 전체적인 우주의 세계를 그려서 안 해 봤던 역할이라 호기심이 생겼다"며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김용화"라고 밝혔고, 도경수는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우리나라에서 우주 영화가 만들어지는구나 싶었다. 선택하게 된 계기는 훌륭하신 선배님들과 감독님이 있어서 망설이지 않았다"고 했다. 김희애도 "처음에 '더 문' 시나리오를 보고 너무 셀렜다. SF적인 스펙터클한 시나리오를 보고 떨렸다. 믿을 수 있는 최고의 배우들, 잘 아시는 김용화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 가슴 뛰는 출발이었다. 촬영 내내 너무너무 행복했다"며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공개했다.
김용화 감독은 "'신과함께'를 하면서 이야기가 현실에 발을 딛고 있어야 하는데, 영화가 판타지어야 하니까 현실적인 이야기를 고민하다가 '더 문'의 원안을 보게 됐다. 한국에서 저승은 이미 만들어봤으니까 실제로 어릴 때부터 꿈꾸고 동경해왔고, 지금의 한국의 기술력이라면 충분히 도전해보면 되지 않을까 싶어서 도전해보게 됐다"며 '더 문'을 연출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설경구는 극 중 나로 우주센터 전임 센터장 재국으로 분해 열연했다. 5년 전 한국 최초의 유인 달 탐사선 나래호 프로젝트의 총책임자였으나 비극적인 사고로 우주센터를 떠나 소백산 천문대에 칩거하게 되는 인물이다. 선우가 탑승한 우리호 사고로 인해 우주센터로 다시 소환되고, 이번만은 대원을 잃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시나리오를 보지도 않고 출연을 결정했다는 말에 대해 "내가 상업영화에 목 말라 있기 때문에 쌍천만을 한 김용화 감독이라서 '날 믿고 맡겨도 될 것이다' 생각했다. 시나리오를 볼 필요가 없었다"며 강한 믿음과 신뢰를 드러냈다.
김용화 감독은 설경구 캐스팅에 대해 "내가 '오 브라더스'란 영화로 데뷔했다. 당시 강남 카페에 미팅을 하러 갔다가 '오아시스' 때였나. 설경구씨가 지나가다가 저를 알아보신 거다. 저한테 뚜벅뚜벅 걸어와서 인사를 하시더라. 제 영화를 너무 잘 봤다고 언젠간 기회가 되면 작품을 하자고 하더라. 그게 17년 전이었다. 당시에 한 번도 연락을 못드렸는데 시나리오 쓰자마자 처음 떠오른 이름이었다"고 했다.
"당시가 기억이 나느냐"는 질문에 설경구는 "기억 난다"며 "(그동안 연락이) 안 오더라. '더 문'과 함께하기 위해서 지금 만난 것 같다"며 웃었다.
이날 현장에서는 설경구의 몸무게 감량 얘기가 나왔고, 설경구는 "엄청난 감량은 아니고 본능적으로 찐 게 아니면 촬영 과정에서 뺀다"고 했다.
김희애는 "남자 분들이 독하다. 더 아주, 너무 무섭게 하시더라. 촬영 중에 뭘 먹는 걸, 입에 들어가는 걸 본 적이 없다"며 "식사 시간에도 사라진다. 아침에 보통 모이면 1~2시간 일찍 일어날 수 있는데,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줄넘기 3천개를 했다는 둥, 5천개를 했다는 둥 믿을 수가 없었다. 살을 쫙 빼서 얼굴이 반쪽이 돼 나타났다. 옆에 있는 사람들도 '장난 아니다 긴장하자' 그랬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설경구는 "도경수 씨와 같은 화면에 안 나온게 다행이었다. 같이 투샷에 나왔으면 더 했을 것"이라며 "새벽 1시에 일어나서 뼈만 남도록 (다이어트를) 했을 거다. 다행히 도경수와 투샷이 안 걸려서"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도경수는 분자 물리학을 전공한 UDT 출신 선우를 연기했다. 대한민국 최초의 유인 우주선 '우리호'에 막내 대원으로 탑승해 달로 떠난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태양풍이 우리호를 덮쳐 우주선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고 홀로 살아남아 까마득한 우주에 고립되는 인물이다.
김용화 감독은 "도경수는 가까이서 자주보는, 내가 예뻐하는 배우다. 외면도 중요하지만 이면에 살아온 여러 느낌을 발견할 때 매력이 배가 된다고 생각한다. 도경수는 그게 엄청난 배우"라며 "이 친구의 살아온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정말 남자고 이 영화에 나온 황선우라는 캐릭터에 버금갈 정도로 이타적인 면, 그리고 많은 아픔도 있다. 그런데 그게 안보이지 않나. 굉장히 오래갈 배우라고 생각한다.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신과함께'를 통해 감용화와 인연을 맺은 도경수는 "'신과함께' 때는 내 입장에서는 너무나 어려운 분이셔서 긴장을 많이 했다. 그런데 이번 현장에서는 정말 많이 얘기하고 친해졌다"고 했다.
김희애는 NASA 달 궤도선 메인 디렉터 문영 역을 맡았다. 대한민국 우주 대원이 달에 홀로 고립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NASA 소속의 메인 디렉터로서의 본분과 한국인 우주 대원을 구출하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갈등을 거듭하는 문영의 복잡한 감정선을 섬세하고도 힘 있게 표현했다. NASA 소속으로 영어 대사를 소화하거나 달 탐사와 관련된 생소한 우주 용어를 외우고, 또 주요 캐릭터와 직접 얼굴을 대면하지 않고 교신으로만 소통하는 난이도 높은 연기를 소화하며 베테랑 배우의 진면모를 보여주었다.
가족 여행 중에도 영어 공부를 했다는 김희애는 "아무리 했어도 초보다. 그래도 그거라도 안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며 "촬영하면서 너무 신났던 부분도 있고, 감사한 마음도 있고, 동시에 복합적인 마음이 있었다"고 했다.
체험하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김용화 감독. 국내에서 크게 흥행한 할리우드 작품 '인터스텔라' '그래비티' 등을 본 국내 관객 입장에서는 '더 문'의 완성도를 궁금해하고 있다. 여기에 지구인이 달이나 우주 공간에 고립됐다는 점에서 '한국판 그래비티'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그래비티'와의 차이점과 '더 문'만의 강점에 대해 "앞선 작품은 비주얼적으로 훌륭한 영화들이다. '더 문'도 비주얼적으로 해상도가 뛰어나다는 건 가능할 것 같고, 시각적으로 한 단계 뛰어넘는 건 있을 것이다"며 "후반부 40분 정도는 극적 구조가 있다. 여타 영화에서 못했다는 게 아니라 그들은 다른 방식으로 풀었고, 난 관객과 소통하고 싶은 방식의 구조로 써보았는데, 그런 부분들이 다른 영화들과 차별화되는 극적 구조가 있다. 나름의 자신감이 있다"고 설명해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더 문'은 오는 8월 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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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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