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킬러 문항 적정 배치로 변별력 우려 해소해야”

인지현 기자 2023. 6. 27. 11:5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부의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제)' 공개 및 배제 발표로 9월 모의평가의 변별력 확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다양한 난도의 문항 재배치 등의 출제 패턴 변화를 제시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수능의 기능부터 다시 정하는 등의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했다.

서울의 고등학교 수학교사 A 씨는 "정부의 남은 시험 출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괴랄한' 난도의 킬러 문항으로 대표되는 고착화된 수능 패턴의 폐단을 걷어내는 것"이라며 "수학에선 영어처럼 '빈칸 문제'가 자주 출제되지 않았는데, 이런 것들을 이용해 문제 유형을 조금씩 변화시키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공정수능 방향’ 전문가 제언
다양한 난도 문항 골고루 출제
교과서 내 ‘통합 사고’ 가능케
수학 ‘빈칸문제’도 활용해볼만
장기적으론 수능 기능 재설정
학원가에 걸린 ‘1등급’ 현수막 정부가 ‘킬러 문항’ 제외 등의 사교육 경감 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27일 오전 사교육 1번지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의 한 학원에 홍보 문구가 걸려 있다. 박윤슬 기자

정부의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제)’ 공개 및 배제 발표로 9월 모의평가의 변별력 확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다양한 난도의 문항 재배치 등의 출제 패턴 변화를 제시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수능의 기능부터 다시 정하는 등의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했다.

27일 이현청 한양대 석좌교수는 “학원이 킬러 문항이라며 가르치는, 도식적으로 꼬인 문제가 나오지 않도록 수학능력 측정 문제는 교과서 내에서 하되, 일부 패턴은 통합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킬러 문항만 솎아내는 것이 유효하지만 근본 해법은 아닌 만큼 장기적으로 수능을 자격고사로 할지, 지금처럼 입시의 중요 잣대로 삼을지 정해야 한다”면서 “수능을 한 번만 볼지, 몇 단계로 반영할지 여러 조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물수능으로 가지 않기 위해서는 적절한 수준의 변별력을 유지해야 하는데, 그 방법이 뭔지 고민해 수능 패턴을 바꿀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다만 꼬아서 어렵게 하는 문제나 융합적 사고를 요하는 문제 등을 배제하면서 교과 내에서 충분히 학업 성취 수준이 이뤄졌는지 판단하는 문제를 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의 고등학교 수학교사 A 씨는 “정부의 남은 시험 출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괴랄한’ 난도의 킬러 문항으로 대표되는 고착화된 수능 패턴의 폐단을 걷어내는 것”이라며 “수학에선 영어처럼 ‘빈칸 문제’가 자주 출제되지 않았는데, 이런 것들을 이용해 문제 유형을 조금씩 변화시키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A 씨는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한다고 변별력이 떨어지는 게 아니다”라며 “내신은 학교 선생님들이 교육과정 내에서 잘 내는데 내신시험이 변별력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장 9월 모평 등에서는 준킬러 문항의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새로운 문항이나 기존에 자주 활용되지 않았던 문항이 출제될 경우 학생들이 수능까지 3개월여 남은 시간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26일 브리핑에서 “새로운 원칙을 만든다거나 새로운 유형을 만드는 게 아니다”라면서 “새로운 유형이 나온다는 것은 학원의 공포 마케팅”이라고 말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소장은 “변별력 확보가 관건이어서 결국 준킬러 문항을 늘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준킬러를 너무 늘리면 풀이에 시간이 과도하게 투입될 수 있다”며 “변별력 확보를 위해 새로운 문항을 출제할 경우 9월 모평 때 이를 처음 확인한 학생들의 혼란이 더욱 가중될 수 있어서 신중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한 입시 전문가는 “정부가 9월 모평 전에 변별력 확보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서 발표하는 건 사실상 어렵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섣부른 변별력 제고 방안 발표는 추가적인 논란을 불러올 수 있어서 이제는 학생들이 차분하게 9월 모평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했다.

인지현·전수한·강한 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