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그 후]'韓 새 역사' 김지수 브렌트포드 입단, 빅 리그-빅 클럽이 지켜봤다

김가을 2023. 6. 27.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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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브렌트포드 구단 공식 홈페이지 캡처
사진=브렌트포드 구단 공식 SNS 캡처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대한민국 10대 첫 프리미어리거가 탄생했다. 2004년생 '대형센터백' 김지수(19)다. 그는 브렌트포드 유니폼을 입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 도전에 나선다.

브렌트포드는 26일(이하 한국시각)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성남FC에서 뛰던 김지수와 4년 계약을 맺었다. 1년 연장 옵션이 있다. 그는 비 시즌 훈련을 위해 도착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김지수는 15번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로 변신했다. 또한, 김지수는 한국 10대 선수로는 처음으로 EPL 팀에 합류했다. K리그2(2부 리그) 무대에서 직행하는 첫 사례기도 하다. 한국 센터백 첫 EPL 입성 기록도 썼다. <스포츠조선 5월15일, 6월15일 단독보도>

사진제공=성남FC
사진제공=성남FC

김지수는 한국 축구의 현재이자 미래로 꼽힌다. 1m92-84㎏의 압도적 피지컬에 축구 센스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빼어난 몸싸움, 1대1 능력 등 다양한 장점을 자랑한다. 그는 지난해 고등학생 신분으로 프로 무대를 누볐다. 성남 최초의 준프로 선수로 '하나원큐 K리그1 2022' 19경기에 출전했다. 지난해 여름 올스타전에서 '팀 K리그'를 이끌었던 김상식 전 전북 현대 감독도 김지수를 두고 "김민재(나폴리)가 떠오른다"고 칭찬했다. 김지수는 연령별 대표팀에서도 에이스로 활약했다. 17세 이하(U-17) 대표팀에서 주축으로 뛰었다. 나이는 어리지만 '월반'을 거듭하며 형들과 어깨를 나란히했다.

김지수를 향한 유럽 구단의 관심이 쏟아졌다.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이었다. 지난 1월이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성남에 김지수 영입 의향서를 전달했다. 당시에는 서류를 주고 받는 과정에서 이적 시장의 문이 닫혔다. 다만, 여기에는 뒷얘기가 있다. 당시 김지수는 준프로 신분이었다. 정식으로 프로 계약을 맺은 것이 아니었다. 그는 만 18세를 넘긴 상태였던 만큼 고등학생 신분으로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유스 시절부터 뛰었던 성남에 예의를 지켰다. 김지수는 성남에 남았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이런 상황에서 김지수를 향한 관심은 더욱 뜨거워졌다. 김지수는 지난 3월 열린 2023년 아시아축구연맹(AFC) 20세 이하(U-20) 아시안컵을 통해 자신의 진가를 다시 한 번 발휘했다. 그는 EPL을 비롯해 독일 분데스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등 유럽 빅 리그의 '빅 클럽'에서 연달아 러브콜을 받았다. 구체적인 제안을 한 팀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아르헨티나에서 막을 내린 2023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을 통해 더 많은 관심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브렌트포드가 발 빠르게 움직였다. 지난 1월부터 6개월 이상 김지수를 지켜보며 영입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특히 브렌트포드는 영국 정부의 워크퍼밋(취업 비자) 규정 변화 내용을 알고 있었다. 김지수 영입에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브렌트포드는 김지수 임대 계획이 없었고, 홈 그로운 가능성까지 열어둔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수도 EPL에 뜻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김지수는 쉽지 않아 보였던 워크퍼밋 숙제도 해결했다. 두 박자가 딱 맞아 떨어졌다. 실제로 영국 정부가 워크퍼밋 정책 일부를 변경했다. 잉글랜드 축구협회(FA)는 외국인 선수의 워크퍼밋 발급과 관련한 새 규정을 시행하기로 했다. 기존 규정에선 워크퍼밋을 받을 수 없는 선수들도 EPL 및 챔피언십(2부 리그) 구단은 4명, 리그1(3부 리그)과 리그2(4부 리그) 구단은 2명에 한해 영입할 수 있게 됐다. 유망주를 향한 한국 축구의 응원도 힘이 됐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가 추천서를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파울루 벤투 전 A대표팀 감독도 김지수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수는 지난 14일 U-20 월드컵을 마치고 돌아왔다. 그는 '김은중호'의 주전 센터백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7경기 모드 선발 출전하며 한국의 4강 신화에 앞장섰다. 이후 김지수는 영국 런던으로 건너가 메디컬테스트 등 브렌트포드 입단을 위한 모든 절차를 마무리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2023 아르헨티나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4강을 이뤄낸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김지수. 인천공항=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6.14/

필 자일스 브렌트포드 디렉터는 "김지수는 올 여름 유럽의 많은 팀에서 관심을 받았던 훌륭한 유망주다. 그는 최근 열린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매우 좋은 성적을 거뒀다. 우리와 계약하게 된 것은 팀에 큰 영광이다. 우리는 김지수가 영어를 배우고, 영국 생활에 적응하고, B팀에서 성장하는 데 필요한 모든 시간을 줄 것이다. 그는 우리 모든 B팀 선수들처럼 성과를 바탕으로 1군 팀과 훈련하고 경기할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했다.

김지수는 영국 입국 뒤 스포츠조선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아직은 부족한 것이 많다. 최대한 배우고 많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 똑같은 선수로 온 것이다. 그렇기에 경쟁에서 이기도록 노력하겠다. 도전한다는 입장이다. 충분히 훈련하고 같이 운동하고 좋은 환경에서 운동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굉장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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