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이상 1인가구 10명 중 6명은 ‘고독사 위험군’

윤희일 기자 2023. 6. 27.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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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를 표현한 일러스트. 김상민 화백

50세 이상 1인가구원 10명 중 6명은 ‘고독사 위험군’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10명 중 2명은 최근 극단적 선택을 고려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 서구는 고독사 위험군에 대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50세 이상 1인 가구원 376명(남성 174명, 여성 202명)을 대상으로 ‘1인 가구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처럼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조사는 지난 4월 10일부터 28일까지 방문 면접 등의 방법으로 실시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50대 이상 1인 가구원의 61.7%가 ‘고독사 위험군’인 것으로 나타났다. 22.3%는 ‘고위험군’, 39.4%는 ‘중위험군’으로 각각 분류됐다. 고독사 고위험군 비율을 성별로 보면 남성(전체 남성 응답자 중 28.8%)이 여성(전체 여성 응답자 중 16.8%)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구 관계자는 “1인 가구 구성원의 사회적 고립도와 가구의 취약성 등 고독사 위험군 판단 기준을 바탕으로 ‘고독사 고위험군’, ‘고독사 중위험군’, ‘일반가구(관리 대상이 아닌 가구)’ 등으로 구분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1년 사이에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22.1%가 ‘있다’고 말했다.

고독사를 표현한 일러스트. 경향신문 자료

혼자 살게 된 이유 중 가장 많은 것은 ‘배우자와의 이혼·별거·사별’(46.0%)이었다. 그 다음은 ‘가족에게 부담 주기 싫어서’(14.7%), ‘배우자 이외 가족의 사망’(8.8%), ‘이민·분가’(8.8%), ‘개인적으로 편해서’(7.1%), ‘가족과의 불화’(1.9%) 등의 순이었다.

‘1인 가구원으로 살아가는데 곤란하거나 힘든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가장 많은 응답자가 ‘경제적 어려움’(72.1%)을 꼽았다. 이어 ‘몸이 아프거나 위급할 때 대처의 어려움’(18.3%), ‘여가 및 문화생활·체육활동의 어려움’(3.2%), ‘식사 해결’(1.9%) 등의 순이었다. ‘식사 해결’을 곤란한 점으로 꼽은 응답자의 비율을 성별로 보면, 남성은 4.1%에 이르렀지만, 여성은 0%였다.

‘심리적으로 힘든 적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없다’는 응답은 7.8%에 불과했고 92.2%는 ‘있다’고 답변했다. ‘있다’라고 응답한 사람에게 무엇이 힘든지 물은 결과 ‘혼자 일상생활을 살아가는 외로움’(56.6%)이 가장 많았다. 또 ‘혼자 아프거나 죽을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12.1%), ‘혼자 남겨진 것 같은 고독감’(9.7%), ‘할 일이 없는 시간이 많아 무료함’(6.5%), ‘혼자 사는 사람에 대한 주위의 시선’(4.6%), ‘함께 살지 않는 가족에 대한 걱정’(2.7%) 등을 꼽은 사람도 있었다.

이들의 주택 보유 상황은 월세가 244명(64.9%)으로 가장 많았고 자가(57명, 15.2%), 전세(49명, 13.0%), 무료임차(26명, 6.9%) 순이었다. ‘긴급하게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14.9%는 ‘없다’고 대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50대 이상 1인 가구원의 1인 가구 지속 기간은 평균 16년 3개월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철모 대전 서구청장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1인 가구를 지원하기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고독사를 막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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