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터널 통행료 면제하자 통행량 13% 증가, 도심 통행속도는 10% 넘게 감소
서울시가 남산 1·3호 터널 혼잡통행료를 두달간 면제한 결과 터널 통행량은 최대 13% 가까이 늘고, 터널로 이어지는 도심 주요 도로의 통행속도는 10%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이를 토대로 연내에 남산터널 혼잡통행료 폐지 여부 등 정책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1단계로 3월17일~4월16일 강남방향, 2단계로 4월17일~5월16일 양방향 혼잡통행료를 면제하고 기간별 통행량과 통행속도 변화를 분석했다.
남산 1·3호 터널 통행량은 면제 전 일평균 7만5619대에서 1단계 면제 이후 7만9550대로 5.2% 증가했고, 2단계 면제 후에는 8만5363대로 12.9% 늘었다. 통행료 징수 재개 후에는 다시 종전과 비슷한 수준인 7만5270대로 떨어졌다. 양방향 면제 이후 1호 터널 통행량은 8%, 3호 터널 통행량은 20% 증가해 3호 터널에서 변화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남산터널 통행량에 직접 영향을 받는 삼일대로 4.6㎞ 구간과 소공로 1.3㎞ 구간 통행속도는 통행료 면제 이후 크게 줄었다.
1단계 면제에서 삼일대로·소공로 강남방향 통행속도는 각각 8.8%, 6.2% 감소했다. 2단계 면제 시 삼일대로 도심방향 통행속도는 9.4% 감소했고, 소공로 도심방향 통행속도는 13.5% 감소했다. 강남방향 통행속도도 삼일대로와 소공로에서 각각 10.2%, 4.9%로 줄었다.
간접영향권인 을지로·퇴계로·남대문로 속도 변화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1단계 면제에서 3% 미만으로 속도가 줄었고 2단계 면제에서는 5~7.6% 가량 감소했다.
터널 남단에서 강남으로 연결되는 한남대로와 녹사평대로는 1단계 면제에서 통행속도가 각각 2.8%, 5.7% 줄었지만 2단계 면제 이후에는 8.2%, 8.5%로 속도가 크게 줄었다. 다만 서울시는 이 구간이 상습 정체구간이고, 이 부분을 제외하면 큰 혼잡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혼잡통행료 면제 기간 동안 터널의 주요 우회도로인 장충단로(청계6가~버티고개삼거리)와 소파길(퇴계로2가~남산순환로 백범광장) 통행량은 하루 26만7439대에서 1단계 면제 이후 26만944대로 2.4%, 2단계 면제 이후 25만6844대로 4% 감소했다.
서울시는 향후 출퇴근시간대 통행량·통행속도 변화만을 별도로 분석하는 등 서울연구원과 논의를 거쳐 올해 안에 혼잡통행료 유지·폐지 여부를 포함한 정책방향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남산 1·3호 터널 혼잡통행료는 1996년 11월 도심 교통량을 조절해 혼잡도를 줄이려는 목적으로 도입됐다. 평일 오전 7시~오후 9시 2명 이내로 탑승한 10인승 이하 승용·승합차에 대당 2000원씩 부과된다. 그러나 통행료가 도심 혼잡도 관리라는 제도 취지를 얼마나 살리고 있는지 실효성에 관한 갑론을박이 있었다. 지난 2월 서울시의회에서 ‘서울특별시 혼잡통행료 징수조례’ 폐지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이에 서울시는 두 달간 ‘통행료 면제’ 실험을 벌였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교통량과 속도 변화가 확인된 만큼 향후 교통수요 관리 정책이 발전할 수 있게 연말까지 실험결과를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했다.
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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