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어쩌나···서울시의회, 끝내 ‘73억 추경안’ 부결

이성희 기자 2023. 6. 2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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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 “혁신안 미흡···더 강도높게 하라”
TBS 방송 송출비 지급도 어려운 상황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 조합원들이 지난해 11월 15일 서울시의회 앞에서 TBS 지원 폐지 조례안 철회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성동훈 기자 zenism@kyunghyang.com

서울시의회가 73억원 규모의 서울교통방송(TBS) 추가경정예산안을 부결했다. TBS가 시사프로그램을 아예 제작하지 않고 정원도 감축하겠다며 내놓은 자구책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자체적으로 재원을 마련하기 어려운 TBS로서는 당장 올해 하반기부터 재정난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회는 지난 26일 제6차 상임위 회의를 열고 TBS 추경안을 부결 처리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결정은 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재적의원 9명 중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 6명 전원의 반대표로 이뤄졌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 3명은 표결 전 퇴장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말 확정한 2023년도 본예산에서 TBS 출연금을 232억으로 전년보다 88억원 감액했다. 그러자 TBS 측에서 혁신안을 마련 중이라며 73억원 규모의 추경을 요청했으며 서울시가 운영 안정화에 사용하도록 추경안에 이를 반영했다.

TBS는 지난 12일 정치적 편향성 논란 등을 공식 사과하며 콘텐츠 개편과 비용 감축을 골자로 한 혁신안을 발표했다. 당분간 시사프로그램을 제작·편성하지 않고 임직원 정치활동도 금지하겠다고 했다. 또 전 직원 연장근무를 제한하고 신규 채용도 당분간 전면 중단하며 5년 내 정원을 20% 감축하기로 했다.

시의회는 이같은 TBS 혁신안을 아직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이종환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TBS가 그동안 허위 왜곡방송으로 인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법정제재 조치 등을 받았음에도 출연자와 관계자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혁신안이 그간 지적된 공정성·공영성 등의 문제를 해소하기에는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정 대표가 지난 20일 시의회 상임위 질의 도중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과 설전을 벌인 점도 추경안 부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시의원들은 TBS 혁신안을 ‘공정성을 확보 못한 희생없는 혁신안’이라고 평가하며 강도 높은 인력 감축 계획 등을 요구했다. 그러자 정 대표가 “(인력 구조조정이) 어떻게 혁신안이 될 수 있는가”라고 반박했다. 이후 “그럼 더 어떻게 하란 말이냐”고 반발하면서 정회했다.

추경안 부결에 따라 TBS의 방송기능 중단 우려도 커지고 있다. TBS는 전체 예산의 70%를 서울시 출연금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시의회는 지난해 11월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안’을 가결했다. 이 조례는 서울시의 TBS 예산 지원 근거가 되는 현행 조례를 내년 1월 1일부로 폐지하는 내용이다.

TBS는 당장 8월부터 방송 송출비를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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