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의 재능은 왜 특별할까… 타구의 질이 다르다, 그런데 또 업그레이드됐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운동 능력이 다르다. 고교 내야수가 이런 운동 능력을 갖춘 것은 정말 오래간만이다”
KBO리그 스카우트들은 2022년 신인드래프트를 앞두고 김도영(20‧KIA)의 운동 능력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운동 선수라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었다. 야구 선수이기 전에 어쨌든 모두가 운동 선수다. 선천적인 운동 능력은 무시할 수 없고, 갈수록 더 주목을 받는 추세다. 그런 측면에서 잘 뛰고, 멀리 치고, 잘 던질 수 있는 김도영의 폭발적인 운동 능력은 높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김도영의 운동 능력은 단순히 폭발적인 발에서만 느낄 수 있는 건 아니다. 힘과 콘택트, 타격 기술의 종합체인 타구 속도에서도 느낄 수 있다. 지난해보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줬는데, 다행히 부상 이후에도 그 감을 이어 가고 있다.
김도영이 잘 했던, 또 아쉽게 부상을 당했던 올해 SSG와 인천 개막 시리즈 당시 김도영은 총 8개의 인플레이타구를 만들었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 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이 8개 타구의 평균 속도는 무려 시속 149.9㎞였다. 물론 표본이 적고, 표본을 혼란시킬 만한 타구도 끼어 있어 기본적으로 신뢰할 만한 지표는 아니지만, 전반적인 타구 속도만 봐도 김도영의 재질을 실감할 수 있다.
4월 1일 시즌 개막전에서 상대 에이스 김광현을 맞이한 김도영은 1회 첫 타석부터 안타를 쳤다. 이 타구의 속도는 166.7㎞가 나왔다. 잘 맞은 타구로 우익수 앞으로 총알 같이 빠져 나갔다. 아웃되기는 했으나 3회 타구도 잘 맞았다. 중견수 방향으로 멀리 보낸 비거리 114.1m의 타구였는데 이 타구의 속도는 160.4㎞로 역시 하드히트였다.
2일 경기에서는 상대 좌완 외국인 커크 맥카티를 상대했는데 김도영은 처음 보는 상대에도 전혀 굴하지 않았다. 4회 타구 속도 168.4㎞의 좌중간 안타를 치는 등 이날 3안타를 치며 분전했다. 비록 이 경기에서 부상을 당하기는 했지만, 적어도 김도영의 겨울이 성공적이었다는 것을 유추하기에는 충분했다.
베이스러닝을 하다 중족골 골절상을 당한 김도영은 거의 세 달 가까이 이어진 재활 끝에 23일 광주 kt전에서 복귀했다. 그리고 23일과 24일 질 좋은 안타들을 뽑아내며 2경기에서 총 4안타를 뽑아냈다. 23일 경기에서는 단타였지만 모두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로 빠른 속도를 자랑했다. 24일 경기에서는 좌우중간을 뚫는 2루타 2개를 쳤다. 그냥 눈으로 봐도 빠른 타구였다.
타구가 빠르면 기본적으로 수비수들이 대처할 시간이 줄어들고, 그래서 안타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타구 속도를 타율 및 전체적인 공격 생산성의 선행 지표로 보는 이유다. 김도영은 기본적으로 빠른 타구 속도를 가지고 있기에 발사각만 잘 맞으면 좋은 안타를 만들어 낼 가능성이 크다. 스무살 선수가 이런 타구를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것도 쉽지 않다.
여기에 업그레이드 가능성까지 보인다. 몸이 더 좋아졌다는 평가다. 안치용 ‘스포타임 베이스볼’ 위원은 “김도영의 폭발적인 운동 능력은 정말 천부적인 하체에서 나온다. 그런데 부상 복귀 후 몸을 보면 상체도 더 좋아졌다. 모든 트레이너들이 몸 자체만 놓고 보면 나성범이 가장 좋다는 말들을 하는데, 나성범과 같이 재활을 하며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타격폼도 힘을 더 쓸 수 있게끔 약간 수정을 가한 것 같다. 보통 타자들은 방망이를 드는 위치가 뒤에 있거나, 혹은 얼굴 앞에 있다. 얼굴 앞에 있는 대표적인 선수가 양의지인데, 양의지 또한 이 손의 무빙을 통해 타이밍을 잡고 힘을 만든다”면서 “김도영도 지난해에 비해 방망이를 잡고 있는 손이 얼굴에서 조금 더 떨어진 느낌이다. 기본적으로 강하게 칠 수 있게 수정을 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감각이 떨어지지 않았을까 걱정했던 타격이 폭발했고, 3루 수비에서도 괜찮은 출발을 보인 만큼 가장 어려웠던 첫 단계를 잘 넘겼다고 볼 수 있다. 부상 기간 동안 체력은 충분히 비축을 한 만큼 남은 시즌을 기대할 만하다. 오래 사라진 것 같았지만, KIA는 아직도 80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김도영이 진가를 보여주기는 충분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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