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에 '거짓 합의서' 제출한 50대 사기범, 2심서 실형

지인에게 7억원 상당 투자 사기 저질러
1심 '합의서' 고려 집유…거짓 합의서 잡아내 징역 1년6개월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지인에게 7억원 상당의 투자 사기를 친 50대가 '거짓 합의서'를 법원에 제출했던 것이 들통나 항소심에서 더 늘어난 형량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박혜선)는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A씨(55)에 대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자신을 자산관리자처럼 속인 A씨는 지난 2016년 7월부터 12월까지 피해자 B씨로부터 41차례에 걸쳐 7억726만원 상당을 투자금 명목으로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B씨에게 가두리 양식장 수입사료 사업에 투입하면 단기 5~10%, 장기 10% 가량의 수익을 보장하겠다고 속였다.

A씨는 투자금으로 자신의 채무를 변제하고 생활비 등으로 사용하기 위해 이같은 일을 벌였다.

또 투자처의 실체가 전무한 상황에서 B씨 등 피해자들에게 받은 돈을 일부 투자자에게 수익금 명목으로 돌려주는 이른바 '돌려막기' 수법을 사용했다.

A씨는 1심 재판부에 '피해자에게 5000만원을 지급하고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합의서를 제출했지만 이 또한 사기 행각이었다.

1심 재판부는 "A씨는 변론종결일 후 피해자에게 50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고 합의해 피해자는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피고인이 불구속 상태에서 남은 피해금을 꾸준히 갚아나가길 희망한다는 의사표시를 했다"며 피고인에 유리한 정상으로 삼았다.

이 덕분에 A씨는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고, A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검사는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며 각각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는 상당한 경제적, 심리적, 정신적 고통을 겪었던 것으로 보이며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원심에서 제출된 합의서는 피해자를 속여 작성·제출된 것으로 피해자의 피해가 회복된 것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합의서 작성 경위에 비춰보면 피고인은 범행을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피고인은 이 사건 전에 확정된 실형 전과만도 4회에 이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을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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