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대 전세사기' 건축왕 일당 기소... 범죄단체조직죄 첫 적용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전세사기 범행을 저지른 이른바 ‘건축왕’에 대해 검찰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해 기소했다.
건축왕은 동해 망상지구 사업을 위해 아파트 공사대금을 빼돌렸다가, 이후 이 자금을 메꾸려 전세 보증금을 사용해 이 같은 대규모 전세사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지검 형사5부(박성민 부장검사)는 세입자 372명으로부터 300억원대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건축왕 A씨(61)를 비롯해 공인중개사 등 모두 35명을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21년 3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인천 미추홀구 일대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 2천700여채를 보유하면서 세입자 372명으로부터 전세 보증금 305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검찰의 1차 기소 당시 A씨 일당의 범죄 혐의 액수는 125억원이었지만, 추가 수사를 거쳐 혐의 액수가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검찰은 A씨 등 18명에게는 사기 범행을 목적으로 범죄집단을 조직하고, 사기 범행 등의 활동을 한 혐의(범죄단체 등의 조직)를 적용했다. 검찰은 바지 임대인·공인중개사·중개보조원·자금관리책 등 ‘중개팀’을 꾸려 실적에 따른 성과급을 지급하는 체계적인 조직관리를 통해 전세사기 범행을 반복적으로 저지른 것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 같은 조직적 사기 범행을 반복한 중개팀을 범죄조직으로 판단했다.
전세사기 범행을 저지른 일당이 범죄단체조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검찰은 A씨가 100억원대 회사 자금을 횡령한 사실도 확인했다. A씨는 2018년 1월 강원도 동해시의 망상지구 도시개발 사업 부지 확보를 위해 자신이 운영하던 건설사의 공사대금 40억원 등 모두 117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로 추가 기소했다.
A씨는 횡령한 공사대금을 메꾸기 위해 전세 보증금을 사용하면서 대출 이자 연체 등으로 보유 주택의 경매와 전세보증금 미지급 사태를 초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을 위해 A씨의 망상지구 사업 시행사 지분, 시행사 소유 사업부지 등에 대한 추징보전절차를 밟고 있다.
이 밖에 검찰은 A씨가 지난해 12월 사기 등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으면서 허위 자료를 제출한 사실을 확인, 사문서 위조·행사 혐의도 적용했다.
검찰 관계자는 “인천경찰청과 협력해 추가로 수사 중인 전세사기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며 “피고인들이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루어지도록 공소 유지를 철저히 하고 피해회복을 양형의 최우선 요소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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