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들이 먼저 변해야 한다”···완주 다문화가족 남편 모임 결성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어요. 말도 통하지 않고 음식도 입에 맞지 않고요”
베트남에서 온 결혼이주여성 A씨에게 한국 땅은 너무나 낯설었다. 남편이 일터에 가 있는 동안 모든 것을 혼자 해야 했는데, 한국어를 익히기 전이라 힘든 일이 많았다. 장을 보러 시장이나 마트에 가고 싶어도 이정표를 읽지 못했고, 말도 통하지 않아 누군가에게 물어보기조차 쉽지 않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북 완주군이 다문화가족 남편 자조 모임을 결성했다.
완주군 가족센터는 다문화가족 남편이자, 아버지로서 소통의 시간을 통해 건강한 다문화가정을 조성하고자 자조 모임 ‘완주백년손님’을 조직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모임에는 베트남과 캄보디아, 필리핀, 태국, 중국 등 결혼이주여성 출신 국가 5개국 10여명의 배우자가 참석했다.
이들은 아내와 언어·문화 차이로 인한 대화의 어려움과 자녀 교육, 경제적 어려움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또한, 지역사회 안정적 정착을 위한 다문화 프로그램에 대한 의견 수렴의 시간도 가졌다.
모임에 참가한 한 남편은 “다문화가족으로서 자녀 양육을 아내 혼자 감당하기가 일반가정보다 상대적으로 어렵다”면서 “아빠들이 먼저 변해야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모임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김정은 완주 가족센터장은 “다문화가족 남편 모임을 통해 상호지지 체계가 마련됐다”며 “남편이자 아버지로서 공감대가 형성돼 힘이 되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완주 가족센터는 지난 3월부터 월 1회 한국인과 결혼이주여성이 함께하는 다국적 자조 모임도 운영하고 있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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