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러 용병 반란' 사전에 정황 파악…일부 동맹국에 극비리 공유"

박재하 기자 2023. 6. 2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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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보당국이 지난 23~24일 벌어진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반란 계획에 대해 사전에 상세하고 정확한 첩보를 가지고 있었지만 극히 일부 동맹국들과만 이를 공유된 것으로 드러났다.

소식통들은 미 정보당국이 수개월 전부터 프리고진과 러시아군 수뇌부와의 갈등을 추적해왔으며 바그너그룹이 반란을 앞두고 무기와 탄약을 비축하고 있는 징후도 포착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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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란 전 무기·탄약 비축 포착…진격 시점은 예상 못해
美에서도 극비리…도청 우려로 우크라에도 전달 안해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브나도누에서 민간군사기업(PMC) 바그너 그룹 용병대가 이동 중이다. 2023.06.25/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미국 정보당국이 지난 23~24일 벌어진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반란 계획에 대해 사전에 상세하고 정확한 첩보를 가지고 있었지만 극히 일부 동맹국들과만 이를 공유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현지시간) CNN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국이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반란을 일으키기 전부터 이와 관련해 매우 자세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소식통들은 미 정보당국이 수개월 전부터 프리고진과 러시아군 수뇌부와의 갈등을 추적해왔으며 바그너그룹이 반란을 앞두고 무기와 탄약을 비축하고 있는 징후도 포착했다고 전했다.

또 바그너그룹이 어디로 어떻게 진격할 계획인지도 모두 파악했지만 반란 개시의 정확한 시점은 알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정보는 미국 내에서 행정부 고위 관리들과 '갱 오브 에잇'(Gang of Eight)이라 불리는 의회지도부에만 극비리에 공유됐다.

또 미국은 영국 고위급 등 일부 동맹국들에만 첩보를 전달했으며 광범위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차원에서는 이를 공유하지 않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보로네시 인근 M-4 고속도로 위로 쿠데타를 감행한 민간용병조직 바그너그룹의 병력과 전차가 수도 모스크바 방향으로 북진하고 있다. 보로네시에서 모스크바까지 직선 거리는 약 500㎞에 불과하다. 2023.6.24.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이ㅜ때문에 바그너그룹의 반란 개시 이후 일부 나토 관리들은 첩보가 공유되지 않은 데에 불만을 표했지만 워낙 민감한 정보라 공유 시 수집 방법과 출처가 손상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반란에 큰 영향을 받을 우크라이나 역시도 도청 위험으로 인해 사전에 정보를 전달받지 못했다고 소식통들은 설명했다.

이에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반란 종료 후 영국과 프랑스, 독일, 캐나다 정상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동맹국들과 대화를 나눠 상황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프리고진이 반란을 전개하자 미국 고위 관리들은 동맹국 등에 러시아가 미국이나 나토에 책임을 돌릴 기회를 주면 안 된다며 서방이 침묵을 지켜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 서방 관리는 "우크라이나는 동맹국들로부터 러시아를 도발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고 있었다"며 "우크라이나 내에서 기회를 엿보되 반란에 연루되거나 러시아 내부를 공격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민간용병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4일(현지시각) 로스토프나도누 남부군 사령부를 떠나면서 시민과 웃으면서 악수하고 있다. 2023.06.24/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유진 기자

사전에 첩보를 입수한 미국 관리들은 바그너그룹이 저항없이 진격했던 점이 놀랍다고 입을 모았다.

상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이자 '갱 오브 에잇'의 일원인 마크 워너 민주당 상원의원은 CNN에 "2만5000명의 병력에 못 미치는 용병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휘하는 로스토프나도누를 총 한 발 쏘지 않고 점령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아무리 생각해도 전례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복수의 소식통은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방심해 병력을 제때 배치하지 못했고 우크라이나에서 상당한 병력을 다른 곳에 배치하는 데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CNN에 주장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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