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처음 9이닝 완투 전멸? 문동주의 완봉 무산이 남긴 메시지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지난 6월 24일 창원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한화 선발 투수로 나선 문동주는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했다. 8이닝 2안타 7탈삼진 무4사구 무실점. 그러나 그는 8회까지 완벽한 투구를 한 후에 9회에는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한화 타선이 초반에 점수를 많이 뽑아 7-0으로 여유있게 앞서있는 상황. 8회말을 마친 문동주의 투구수는 90개였다. 투구수까지 완벽했다. 보통 9회 완봉승을 노려볼 수도 있었지만, 한화 벤치는 9회초 시작과 동시에 이태양을 올렸다. 문동주는 이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완봉을 욕심내지 않았냐는 질문에 "욕심내지 않았다"고 하면서 "8회를 마치고 '수고했다'고 하셔서 그대로 마쳤다"고만 설명했다.
최원호 감독은 고민 끝에 문동주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9회에 올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동주가 8회까지 등판한 것도 처음이고, 올해 문동주의 총 이닝을 130이닝으로 제한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시안게임까지 나가는 것을 감안하면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물론 문동주가 9회에 올라간다고 해서 경기를 깔끔하게 끝낼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설명도 있었다. 이날 한화는 이태양이 9회에 1실점 하면서 7대1로 승리했다.
확실히 예전과는 다른 선택이다. 아마 2~3년전만 하더라도 같은 상황이었다면 문동주는 무조건 9회에 올라갔을 것이다. 하지만 그사이 KBO리그 트렌드는 철저한 관리 야구, 특히 선발 투수의 한계 투구수를 100개 전후로 정해놓고 지키는 야구로 변모하고 있다.
올해 KBO리그에서는 어쩌면 역사상 처음으로 9이닝 완투 투수가 한명도 없을 수 있다. 현재까지 완투를 기록한 투수는 SSG 랜더스 오원석 한명 뿐인데, 오원석도 7이닝 강우콜드 승으로 완투를 기록한 사례라 사실상 9이닝 완투 투수는 없는 상황이다. 40년이 넘는 리그 역사에서 완투 투수가 한명도 없었던 적은 없었고, 개막 이후 이렇게 오랜 기간 나오지 않은 사례도 없었다.
분명히 시사하는 바가 있다. 투수의 완투가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무리해서 달성해야 하는 기록도 아니다. 모든 상황이 잘 맞아떨어져서 성공했을 때, '9이닝을 혼자서 책임졌다'는 자부심이 생기는 기록일 뿐이다.
1983년 장명부는 혼자 36번의 완투를 기록했다. 그때는 '투수 혹사'의 시대였다. 보직도 뚜렷하지 않아 '에이스급' 투수가 선발도 했다가 불펜도 하고, 마무리로도 나오는 일이 허다했다. 현대야구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지금은 선수들의 부상 방지와 몸 관리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있고, 자연스럽게 선수 생명도 늘어났다.
그러나 리그 전체적으로 이런 투수가 소멸되고 있다는 사실은 반대로 말하면, 현재 그만큼 강한 투수가 없다는 슬픈 현실을 반증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현 감독들은 '완투가 사라지는 것'에 대한 질문을 던졌을 때 "확실한 관리 야구를 하고 있는 추세", "요즘은 선발도 110개까지는 가능하면 던지지 않는다", "타자들이 워낙 진화해서 선발이 9이닝을 던지게끔 그냥 물러나지 않아 쉽지 않다"는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일본프로야구(NPB)에서는 가토 다카유키(니혼햄) 혼자서만 올해 3번의 완투를 기록했고(1번은 8이닝 완투패), 메이저리그(MLB)에서는 네이선 이발디(텍사스)가 2번의 완투를 혼자 책임졌다. 올해 MLB에서 완투를 기록한 투수(27일 기준)는 총 15명이다. NPB와 MLB에서는 타자들이 덜 강해서 완투형 투수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에이스급 투수들은 여전히 9이닝 완투를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막강하다는 뜻이다.
지난 3월에 열렸던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조별리그 탈락 이후 한국 야구는 에이스급 투수의 부재에 대해 절실함을 느꼈다. 아직 성장 과정이다. 문동주를 비롯해 리그 전체가 기대를 걸고있는 대형 유망주들의 성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문동주의 완봉 무산을 통해 전달된 분명한 메시지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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