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기는 한·중 하늘길…발끈한 中 "韓, 중국 관광객 보기 어려워질 것" 협박
한국과 중국 간 하늘길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양국 간을 오가는 항공 수요 감소로 대한한공 등 한국 국적 항공사들이 노선 운항을 일시 중단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양국 간 항공 수요가 감소한 직접적인 이유는 중국 당국의 한국행 단체관광 불허 조치 때문이다.
그런데도 중국 당국을 대변하는 관영 매체는 "한국 관광지와 면세점에서 중국인들을 보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협박성 주장을 퍼부었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8월 1일부터 10월 28일까지 한중 간 핵심노선인 김포~베이징(셔우두공항) 노선 운항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인천~샤먼 노선도 오는 8월 9일부터 10월 28일까지 운항을 일시 중단한다.
아시아나항공도 중국 간 노선 축소에 나섰다. 오는 7월 6일부터 김포~베이징 노선 운항을 일시 중단한 데 이어 7월 8일부터 인천~선전 노선의 운항도 일시 중단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천~시안 노선의 경우 지난 20일부터 운항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국내 항공사들의 이같은 한중 간 일부 노선 운항 중단 조치는 중국 당국이 자국 관광객의 한국행 단체관광을 불허하면서 운항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높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올해 초부터 태국, 인도네시아, 네팔, 베트남 등 60여개국에 대해 자국민 해외 단체여행을 허용했다. 하지만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호주, 독일,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미국의 주요 동맹국들은 단체여행 대상국에서 모두 제외했다.
중국 관광객의 단체 관광이 제외한 국가 중에선 한국의 피해가 가장 크다. 중국과 가장 가까운 데다, 중국 국내선에 버금갈 정도로 가장 많은 항공노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양국간 장벽을 높게 세워 한국 관광객의 중국 관광비자 발급이 3주 가량 소요될 정도로 양국간 통행이 불편해진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당국을 대변하는 관영 매체는 양국간 항공 노선 감축에 불쾌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한국 관광지와 면세점에서 중국인들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협박성 주장도 서슴지 않았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6일 "한국의 항공노선 조정은 시장 요인에 따른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항공사가 여객 수요 증가를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둥샹룽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이 매체에 "탑승객 감소로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항공노선을 중단하는 것은 합리적"이라면서도 "승객이 적은 배경에는 분명히 정치적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4월 로이터 통신 인터뷰 등을 통해 한국 측이 '힘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 반대'를 강조하면서도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한다고 밝히지는 않은 점이 양국 관계 긴장을 초래해 한중 여객 수요가 감소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정부는 친미·친일 노선에 치우친 외교정책을 시행하면서 중국·러시아와의 관계 악화와 한반도 긴장에 대한 국내의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등 부작용을 초래했다"며 "한국 정부는 중한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의지와 행동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덜 매력적인 여행지가 됐고 한국 상품의 인기도 떨어졌기 때문에 한국 면세점과 관광지에 중국인 관광객이 몰려드는 모습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도 내놓았다.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김포~베이징(셔우두공항) 노선을 모두 일시 중단키로 함에 따라 항공업계와 여행업계에 적지 않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포~베이징 노선은 양국 간 수도를 가장 가까운 거리로 연결하는 노선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현지 주재원과 교민들이 선호해 인천~베이징 노선보다 운임이 조금 더 비싼지만, 수요는 더 많았다. 한국 국적 항공사의 운항 중단으로 당분간 해당 노선은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이 독점하는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김포∼베이징과 인천∼샤먼 노선 운항을 8∼10월 중단하지만, 인천∼창사·웨이하이 노선 운항을 재개해 한중 노선 항공편을 이번 달 주당 95회에서 다음 달에는 주당 124회로 늘릴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도 내달부터 김포∼베이징과 인천∼선전 노선을 운항하지 않지만, 6∼8월 전체 한중 노선 운항 횟수를 주당 85회로 유지한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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