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학회장 “日 ‘세슘 우럭’ 한번은 먹어도 돼. 오염수 10리터 마셔야 X-레이 한번 찍는 정도”

김수연 2023. 6. 2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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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외교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전문가 토론회 개최…“원전 문제, 일본의 문제로 보는 시각 고쳐야” 주장도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외교타운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어떻게 볼 것인가?‘ 전문가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오염수를 10ℓ 정도 마시면 X-레이 사진 1번 찍는 수준으로 방사능에 노출된다고 백원필 한국원자력학회 회장이 주장했다.

백 회장은 26일 서울 외교타운에서 국립외교원이 주최한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토론회 주제 발표를 통해 “(오염수 10ℓ에 포함된) 삼중수소(트리튬) 62만 베크렐(㏃)을 섭취하면 예탁선량은 0.011밀리시버트(m㏜)”라며 이같이 말했다. 예탁선량은 몸 안에 들어온 방사성 물질로 인해 장기간에 걸쳐 인체가 받게 되는 총 방사선량을 뜻한다.

백 회장은 “후쿠시마 오염수에 포함된 삼중수소는 다른 방사성 물질과 비교해 반감기가 짧고 방사선량도 적기 때문에 방사성 물질 중 가장 덜 위험하다”고 평했다. 그는 삼중수소의 유효반감기는 10일로 체내에 유입되더라도 10일 이내에 절반이 배출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후쿠시마 원전 앞바다에서 기준치의 180배가 넘는 세슘이 검출된 우럭이 잡혔다는 일본 보도에 대해 “설령 그걸 먹었다고 치더라도 0.01밀리시버트 정도를 받게 된다”며 “근데 우리가 그걸 먹을 리도 없지만 그런 우럭을 두 번 먹겠나. 세 번 먹겠나”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와 후쿠시마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올해 여름 이후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정화한 오염수를 바닷물로 희석해 후쿠시마현 앞바다에 방류할 계획이다. 오염수를 ALPS 장비로 정화해도 삼중수소는 걸러지지 않는다.

일본 측의 계획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1원전의 삼중수소 연간 총배출량은 22조 베크렐이다.

백 회장은 원자력연구원과 해양과학기술원의 공동 평가를 인용해 오염수 방류 후 2년 뒤 한국 관할 해역에 ℓ당 0.0000001베크렐 농도로 일시 유입되고 4~5년 뒤 본격적으로 유입되며, 10년 후 유입 농도는 약 0.000001베크렐 안팎으로 수렴한다고 전했다.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외교타운에서 열린 전문가 토론회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어떻게 볼 것인가?’에서 참석자들이 백원필 한국원자력학회장의 발표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국내 해역의 삼중수소 평균 농도는 ℓ당 0.172베크렐로 (오염수 배출에 따른 국내 해역 유입) 농도는 기존에 존재하는 삼중수소 농도의 10만분의 1로 정밀 분석기로도 검출하기 힘든 수준”이라며 일본의 오염수 방류가 국내 해역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 원전의 삼중수소 총 배출량은 연간 200조 베크렐 이상으로 후쿠시마 제1원전의 삼중수소 배출량의 10배에 달한다”면서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기 어렵다는 논리를 펼쳤다.

김영호 부경대 지구환경시스템과학부 조교수도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해도 일본 열도 남동쪽에서 흐르는 구로시오 해류로 인해 캐나다와 미국에 먼저 도달하고 방대한 태평양을 돌아 4~5년 뒤 일부가 국내 해역에 도달한다면서 7개월 만에 남해에 도달한다는 일각의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미약하다고 주장했다.

김기현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역시 “충분히 합리적인 견지에서 판단했을 때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따른 환경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2021년 문재인 정부 당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국회 답변에서 사전 협의와 정보 공유를 전제로 (일본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기준에 맞는 (오염수 방류) 절차에 따른다면 굳이 반대할 게 없다고 했다”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놓고) 여야가 정쟁으로 삼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진 센터장은 “후쿠시마 원전 문제를 일본의 문제로 보는 시각을 고쳐야 한다”며 “이는 해양의 문제이고 국민 안전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한일관계와 등치해선 안 된다”고도 말했다.

국립외교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국민의 과도한 불안감을 불식하기 위해 이날 토론회를 개최했다.

박철희 국립외교원장은 토론회 개회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를 둘러싼 소문과 괴담이 소모적인 논쟁을 초래한다면서 국제적 기준과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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