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에서 시간 보낼 수 있어 행복” 정현, 윔블던 예선서 5전6기 성공
남자 테니스 정현(27)이 부상 복귀 후 첫 승리를 5전6기만에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 예선에서 맛봤다.
정현은 27일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예선 1회전에서 1시간 49분 경기 끝에 디미타르 쿠즈마노프(30·불가리아·183위)를 세트스코어 2대1(6-2 3-6 6-3)로 제압했다.
윔블던 드레스코드인 하얀색 유니폼을 입고 등장한 정현은 1세트에선 상대 서브 게임을 4번의 기회 중 3차례나 브레이크(break)하며 안정적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2세트 들어 실책(5-2)을 상대보다 많이 저질렀고, 공격 성공 횟수(6-13)에서도 2배 이상 차이가 나며 기세가 꺾였다.
정현은 포기하지 않고 3세트에선 브레이크 기회를 한 번도 내주지 않는 등 자신의 서브 게임을 착실히 지켜내고 상대의 4번째 서브 게임을 가져오며 승기를 잡았다.
쿠즈마노프의 마지막 샷이 네트에 걸리면서 승리가 확정된 순간, 정현은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며 화답한 뒤 담담하게 코트를 빠져나갔다.
2018년 4대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호주오픈에서 ‘4강 신화’를 쓴 정현은 이후 고질적인 허리 부상 등에 시달리며 재능을 꽃피우지 못했다. 지난 2020년 9월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예선 2라운드 패배 이후 허리 부상 치료 및 재활 훈련에 전념해 2년 넘는 기간 동안 공식 단식 출전 기록이 없었다.
그러다 정현은 스트로크 폼까지 바꿔가며 고질적인 허리 부상 등을 이겨내고 지난 4월 코트로 돌아왔다.
하지만 정현은 복귀 뒤 나선 5경기에서 모두 패배해 ‘이제 정현의 시대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
대회 주최 측으로부터 와일드카드(wild card) 출전권을 얻어 한국에서 열린 서울오픈, 부산오픈 챌린저에 이어 프로텍티드 랭킹(PR·159위) 제도를 활용해 출전한 3번의 영국 챌린저 대회에서도 잇따라 첫판에서 탈락하는 등 기량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프로텍티드 랭킹이란 남자 프로테니스(ATP)나 여자 프로테니스(WTA) 선수가 부상을 당해 최소 6개월 이상 대회 출전이 어려울 경우 요청할 수 있는 일종의 ‘보호 랭킹’ 제도다. 그동안 사실상 ‘비활동(Inactive) 선수’로 분류돼 정현은 현재 단식 세계 랭킹이 없다. 이번 윔블던 예선에도 프로텍티드 랭킹 덕에 나올 수 있었다.
특히 그가 가장 최근에 나섰던 일클리 트로피 챌린저에선 예선 1회전에서 어깨 통증으로 1세트 도중 기권패해 부상이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쾌조의 컨디션으로 이날 처음으로 실전에서 승수를 쌓으며 자신감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정현은 경기를 마치고 진행한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부상에 시달린 몇 년을 뒤로하고 코트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행복하다”며 기뻐했다.
정현은 28일 예선 2회전에서 프랑스의 엔조 쿠아코(28·158위)와 맞대결을 펼친다. 둘은 아직 한 번도 맞붙은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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