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320㎞ ‘하늘 위 택시’ UAM… 완성체 속속 공개
국내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삼고 진출한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계획이 점점 구체화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최근 UAM 기체에 들어갈 전기 기반 동력장치를 처음 선보였고, 올해 초 몸체만 공개됐던 SK텔레콤(SKT)의 UAM 시제기도 최근 전체 모습이 공개됐다. 현대차그룹도 지난해 UAM 콘셉트 모델을 최초로 공개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지난 19~25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르부르제 공항에서 열린 ‘파리 에어쇼’에서 미국 오버에어(Overair) 사와 한화시스템이 공동 개발 중인 6인승 UAM ‘버터플라이(Butterfly)’ 모형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UAM 전기추진체계를 함께 선보였다. 한화그룹이 개발 중인 UAM 모형은 2021년부터 대외에 공개됐으나, UAM의 동력이 될 전기추진체계가 함께 전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화시스템은 2019년 7월 국내 최초로 UAM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하고 2020년 2월부터 오버에어와 함께 에어모빌리티 버터플라이의 공동개발에 착수했다. 한화는 올해 말 UAM 기체 시제기 개발을 마무리할 예정으로, 시제기 부문에서는 국내 기업 중 가장 앞서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금까지 오버에어에 투자한 비용을 모두 합하면 1억7000만달러(2230억원)에 달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그간의 우주항공 엔진 개발 노하우를 적용해 UAM의 동력계가 될 ESS(에너지 저장 장치), 모터 등을 오버에어와 함께 개발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공급하는 전기 추진 시스템은 오버에어의 에어택시 시제품(XP-1)에 장착되며, 성능이 검증되면 버터플라이에 적용된다.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버터플라이는 전기배터리를 장착해 모터를 회전시켜 이동한다. 4개의 로터(rotor·회전기)를 독립적으로 구동하는 분산 전기추진 방식을 사용해 최대 시속은 320㎞지만 소음은 40dB(데시벨) 미만이다. 이는 헬리콥터보다도 15데시벨 이상 낮은 수준이라고 한화시스템은 설명했다.
한화시스템은 국토교통부 주관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실증사업(K-UAM 그랜드챌린지)’에 한국공항공사, SKT 등과 컨소시엄을 맺고 참여한 상태다. 올해 8월부터 내년 12월까지 전남 고흥 국가종합비행성능시험장에서 실증시험을 하는 그랜드챌린지 1단계에서는 교통관리 분야를 맡았지만, UAM 기체 버터플라이 개발이 완료되는 대로 그랜드챌린지 2단계(2024년 7월~2025년 6월에 수도권 실증)에는 버터플라이를 적용한다는 목표다.
한화시스템-SKT 컨소시엄이 그랜드챌린지 1단계에 사용할 기체는 SKT와 지난해 2월부터 협력 관계를 맺은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이 제작한다. SKT-조비의 UAM은 지난 1월 CES에서 몸체만 공개됐으나, 지난 4월 스페인 MWC에서는 실물 사이즈 모형이 최초 공개됐다. 이번 부산엑스포 프레젠테이션(PT)이 열렸던 프랑스 파리에도 같은 모델이 전시됐다.
SKT가 공개한 UAM은 높이 4.5m, 날개 길이 8.5m, 동체 길이 7m의 크기를 가지며 무게는 약 3톤(t)이다. 4명의 승객을 태우고 240㎞를 운항할 수 있으며, 최고 속도는 시속 320㎞다.
현대차그룹도 작년 7월 영국 판버러 국제 에어쇼에서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기체의 내장 콘셉트 모델을 최초 공개했다. 자동차 내장 요소를 차용해 직관적인 디자인을 구현한 점이 특징이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부터 UAM 관련 사업부를 운영하고 있고, 2020년에는 미국 내 독립 법인 ‘슈퍼널’을 설립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도심 운영에 최적화된 완전 전동화 UAM 모델을 출시한다는 목표다. 자체 보유한 모빌리티 기술과 연료전지 개발 노하우, 대량 제조 기술 등을 활용해 현실적이면서도 안전한 기체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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