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의 "못다 한 책임" 의미 놓고 해석 분분···그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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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스1) 허경 기자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말하고 있다. 1년간의 미국 유학 생활을 마친 이 전 대표는 "국민이 나라 걱정하는 지경"이라며 "못다한 책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취재)2023.6.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년여 간의 유학·강연활동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이 전 대표의 향후 역할을 두고 정치권에서 여러 전망들이 제기된다. 지난 대선 당시 이 전 대표가 이재명 현 당대표와 경쟁 관계였다는 점을 들어 민주당내 갈등이 불거질 수밖에 없단 관측이 나오는 한편 당장 내년 총선을 앞두고 두 사람이 협력할 수밖에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친낙계'(친이낙연계)로 꼽히는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26일 CBS 라디오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난 24일 이 전 대표의 귀국 연설을 두고 "일단은 저희들도 굉장히 놀랐다"라며 "(이 전 대표가) 해외에 계셨기 때문에 현재 대한민국 퇴행과 후퇴에 대해 보다 더 객관적으로 보실 수 있었고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 좀 말씀을 하실 거다. 이 정도는 예측을 했는데 본인의 정치적인 책임, 그리고 '여러분 곁을 떠나지 않겠다'라는 이 얘기는 상당히 앞으로의 정치적인 그런 행보에 대한 본인의 각오, 의지를 표출하신 것이고 이 부분은 저도 예상을 못했었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귀국 연설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나라가 국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나라를 걱정하는 지경이 됐다. 이는 제 책임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못다 한 책임을 다하겠다"라며 "이제부터는 여러분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전 대표가 정계 복귀를 예고한 것이란 해석들이 나왔다.

윤 의원은 "이 분(이 전 대표)은 단어 하나하나를 골라 쓰는 굉장히 신중하신, 그래서 시중에는 '엄중낙연'이다, 이런 얘기까지 나오지 않나"라며 "(귀국 연설은) 본인이 결국은 앞으로의 정치 행보에서 좀 새로운 모습을 보이겠다, 변화된 모습을 보이겠다 이런 각오가 있지 않았나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또 "어찌됐든 본인이 지금까지 했던 정치와는 조금 더 다르게 사안을 보고 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라는 그런 각오의 표현이라고 저는 생각한다"고 했다.

또 다른 친낙계 의원인 이개호 의원은 BBS 라디오 프로그램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 "어차피 평생 정치 활동을 해 오신 분이기 때문에 숨만 쉬어도 정치 아니겠나"라며 "그 분 존재 자체가 정치이기 때문에 그렇게(정치 활동 재개를 시사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장인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배웅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4.09.

이 전 대표가 정치 활동 재개를 선언한 것으로 해석되는 만큼 관심이 쏠린 것은 이 전 대표의 이후 행보다. 이재명 대표와의 회동 여부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해나갈지도 관심사다.

두 사람이 지난 20대 대선을 두고 민주당 경선에서 경쟁 구도를 형성했던 만큼 당 내 새로운 갈등 요인이 될 것이라 보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이재명 대표가 검찰 수사도 받고 재판도 받는 과정에서 민주당 지지율도 올라가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의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이 전 대표가 들어와 정치활동을 하면 대안이 생긴다는 면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이 상당부분 이 전 대표에 기대를 하는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나와 "(갈등론적 시각은)보수 언론과 일부 호사가들의 기대"라며 "총선을 앞두고 (두 사람은) 협력할 수밖에 없다. 그런 측면에서 스피커가 늘어난 것은 (민주당에) 도움되는 일이다. 반윤 전선에서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전 대표와 이 대표가 차를 마시거나 점심식사를 한 번 하지 않겠나. 그 때 어떤 대화들이 오갈지 지켜봐야 한다"라며 "이 대표가 이 전 대표와 가까웠던 분들을 총선에서 제거하려 한다면 갈등이 있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갈등 요소가 크다고 보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 전 대표의 귀국 당일 전화 통화로만 서로 안부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개호 의원도 "대안이란 것은 지난번 대선 과정 상황을 말씀하신 것 같다"라며 "민주당의 승리라는 공동 목표를 향해 각자 행동 방식과 정치 양상, 정치적 행동에 의해 함께 가는 것이다. 서로가 대안이다, 뭐다, 이렇게 얘기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지난 5월 '대한민국 생존전략: 이낙연의 구상' 저서를 출간한 만큼 책을 중심으로 한 강연활동 등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됐다. 윤 의원은 "정해져 있는 본인의 일정, 스케줄은 전혀 없다"며 "현충원이라든지 우리 문재인 대통령님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가 위치한)봉하, 5.18 묘지, 이런 무대에는 아마 일정들을 생각하고 계시지 않을까 한다"라고 전망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