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도 금태섭도 '신당 창당' 잰걸음…일단은 지켜보는 국힘

박기범 기자 2023. 6. 2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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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향자 창당 발기인 대회·금태섭은 대변인 임명…8월 전 완전 마무리
민주 탈당 양향자·금태섭 '여권' 분류…총선 초박빙 땐 변수 될 수도
각각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금태섭 전 의원(왼쪽)과 양향자 무소속 의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22대 총선이 300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신당 창당'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창당을 이끄는 이들은 거대 양당을 비판하며 제3지대를 표방하고 있지만 앞서 야당과 마찰 끝에 탈당한 뒤, 최근 여당과 호흡을 맞춰온 만큼 '여권 성향'으로 분류된다.

여권에서는 이들의 창당 움직임을 두고 우선은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창당 초기인 만큼 이들의 영향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내년 총선에서 '초박빙 승부'가 예상되면서 여권의 시선도 이들을 마냥 배제할 수만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양향자 무소속 의원은 전날(26일) "대한민국은 이제 새로운 시대로 건너가야 한다"며 블록체인 플랫폼에 기반을 둔 신당 '한국의 희망'을 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내년 4월 총선을 9개월여 앞두고 제3지대에 첫 깃발을 꽂은 것이다.

같은 날 금태섭 전 의원 주도의 신당 준비 모임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도 인사 발표를 하며 눈길을 끌었다. 성찰과 모색 측은 첫 영입 인사로 편의점 점주 곽대중(49·필명 봉달호)씨가 대변인으로 합류한다고 밝혔다. 성찰과 모색 측은 향후 노동, 언론, 학계, 재계 등 각계 영입 인사를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같은 날 '창당 선언'과 '인재 영입'이라는 주요 행사를 진행한 두 사람은 모두 8월 전 창당 작업을 완전히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창당을 향한 이들의 잰걸음에도 정치권의 관심은 사실 낮은 모습이다. 양 의원 창당 행사에는 현역 의원 중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만 참석했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일부 현역 의원들이 참석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불참했다.

성찰과 모색의 경우 앞서 진행한 두 차례의 포럼을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각각 주최하고, 이상민 민주당 의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함께 하면서 정치권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현재까지 동참하겠다고 공식화한 현역 의원은 없다.

2021년 12월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사무실 복도. 2021.12.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이러한 무관심의 배경에는 '제3지대 성공의 어려움'이 꼽힌다. 신당이 성공하려면 대권주자급의 거물 인사들 또는 참신한 인사들이 중심을 잡고 차후에는 지지율 또한 뒷받침이 돼야 하는데, 현재 신당을 움직이는 이들은 이같은 조건이 부족하다는 게 중론이다. 결국에는 거대 정당과의 단일화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만약 이런 수순으로 간다면 정치권에서는 양 의원과 금 의원 모두 민주당을 탈당하고 최근 국민의힘과 호흡을 맞춘 만큼 현재 여당에 합류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양 의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금 전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김종인 전 위원장과 함께 윤석열 대선후보 캠프에 합류했었다.

국민의힘은 신당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여당으로서 당정 소통을 강화하는 등 자체적으로 총선 준비에 돌입한 상황에서, 영향력이 크지 않은 신당에 대한 무관심에 가까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신당들에 대해 "노코멘트"라며 "뉴스로 볼 수 있나"라고 평하기도 했다.

창당 초기,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해 거대 정당을 비판하는 두 사람의 행보 역시 여당이 쉽사리 반응하기 힘든 지점으로 꼽힌다.

한편 내년 총선에서 여야 간 박빙 승부가 예측되는 만큼 시간이 갈수록 마냥 신당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여권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들이 완주할 경우, 선거 전략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천 결과에 따라 비윤(비윤석열)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의 '제3지대 합류'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의 총괄선대본부장을 하다 사퇴한 김종인 전 위원장이 금 전 의원과 함께할 수 있다고 밝히는 점은 이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다만 비윤계를 상징하는 이준석 전 대표나 유승민 전 의원 등이 창당 등 제3지대에 거리두기를 하고 있어 당장 비윤계의 합류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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