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겜' 디아블로4도 욕먹는다…'쌀먹'이 뭐길래
블리자드의 흥행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디아블로4에 대해 게임 마니아 일각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쌓이고 있다. RPG(역할수행게임)에서 필수적인 거래시스템에 제한을 두고 있어서다. 아이템을 현금화하는 걸 게임의 목표로 삼고 있는 다수의 이른바 '쌀먹' 유저들과 함께, 고액을 지불하더라도 빠른 아이템 구축을 목표로 하는 '고래' 유저들도 동시에 불만을 내놓고 있다.
26일 블리자드에 따르면 디아블로4는 전작들과 달리 아이템 등급에 따라 거래가 제한적으로만 허용된다. 희귀 등급 이하까지는 장비 아이템 거래가 가능하지만, 그 이상인 전설 및 고유 등급 아이템은 거래가 안된다.
이는 디아블로2, 디아블로3에서 겪었던 '아이템 복사'에 따른 부담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디아블로2에서는 게임 내 재화처럼 쓰이던 '조던 링'이라는 아이템에 대한 해킹 및 복제가 무분별하게 일어나면서 게임 내 거래 생태계가 망가진 바 있다. 블리자드는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해 고가에 거래될 수 있는 전설 등급 이상의 장비 거래를 막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가장 강하게 반발하는 이들은 '쌀먹' 유저들이다. "아이템 팔아서 쌀 사먹는다"는 뜻의 '쌀먹' 유저들은 게임 내 화폐나 아이템을 모으고, 이를 다른 유저와 거래해서 현금화하는 이들을 말한다. 게임을 하면서 소소하게 용돈벌이를 하는 '라이트 쌀먹'과, 게임 자체가 하나의 생계 수단이 되는 '헤비 쌀먹'이 존재한다. 일부는 다수의 PC에서 수십 내지 수백개의 캐릭터를 운용해 아이템 획득 확률을 높이는 '작업장'으로 분류된다.
디아블로4의 베타테스트 당시부터 전설등급 거래가 안되는 모습을 본 쌀먹 유저들은 "RPG게임에서 거래를 막아놓으면 지속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디아블로4를 비판하기 시작했다. 실제 서비스 과정에서도 거래가 계속 막혀있자, 이를 풀어달라는 요청을 각종 커뮤니티 등에서 하는 경우도 잦다.
디아블로4의 거래 시스템에 대한 불만은 '고래' 유저들에게서도 나타난다. 게임을 하면서 막대한 과금을 주저하지 않는 고래 유저들은 남들보다 빠른 시간 안에 캐릭터를 강하게 키우고 싶지만, 이를 뒷받침할 거래 시스템이 없다는 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한 게이머는 "RPG게임의 본질은 내 돈으로 나의 레벨업 시간을 단축시키느라 남(쌀먹 유저)의 시간을 사는 것"이라면서 "개인 거래를 막아놓을 거면 다른 MMORPG처럼 패키지 아이템이라도 내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이 같은 블리자드의 전략이 순수하게 게임을 즐기는 라이트 유저들을 위해서는 옳은 방향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거래가 활성화된다 하더라도 게임에 엄청난 금액을 쓰는 고래 유저들의 돈이 게임사가 아닌, 다른 유저에게 흘러갈 뿐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쌀먹'과 '고래' 외에도 순수하게 게임성만을 따지는 유저들에게, 출시 한달도 안 지난 시점에서는 고가의 아이템이 오가는 거래 시스템이 당장 급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상당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에서는 개인간 아이템 거래에 일정한 수수료를 매기거나, 귀속아이템 내지 각인아이템 형태를 늘려 거래에 제한을 두는 추세가 존재한다. 물론 이 같은 거래 제한에도 불구, 최근 활성화된 게임거래 사이트가 존재하는 한 개인간 거래를 막기는 힘들다는 견해도 맞선다. 실제로 26일 바로템 등 게임거래 사이트에서는 디아블로4의 경우 아이템이 아닌, 계정을 통째로 거래하는 게시물이 상당수 올라와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리니지라이크 게임들이 고래와 쌀먹의 공생관계를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 거래를 열어놓고 있지만, 블리자드는 이와는 다른 길을 가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역대 최고 수준인 디아블로4의 초반 흥행 성적을 보면 디아블로4가 택한 방식도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고 여겨진다"고 바라봤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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