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김범 소속사라 캐스팅된 거 아니냐고요?" 우현진의 이유 있는 발탁 [인터뷰+]
그야말로 혜성같이 등장한 신예다. 사랑을 찾아 거침없이 돌진하는 '인어공주'처럼 최근 종영한 tvN 주말드라마 '구미호뎐 1938' 속 배우 우현진은 선배 배우인 김범을 휘어잡은 당찬 로맨스로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첫 작품임에도 사랑스러운 '반인반어' 장여희로 눈도장을 찍은 우현진은 "오랫동안 활동할 거라면 스스로 준비를 마쳐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준비되지 않은 모습으로 데뷔하긴 싫었다"면서 그동안 '꼭꼭' 숨어있었던 이유를 전했다.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일에 매력을 느끼며 배우를 꿈꾸게 됐고, 부모님에게 '왜 배우가 되고 싶은가'를 담은 자료를 만들어 발표해 설득한 후 18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대구에서 상경했다. 어린 시절부터 배우라는 꿈을 안고 앞만 보며 달려왔지만, 우현진은 서두르지 않았다. 차곡차곡 쌓아온 내공을 '구미호뎐1938'에서 직접 노래하고, 다리를 묶는 인어 연기를 하면서 하나씩 선보였다.
일각에서는 "신인이 어떻게 주인공의 로맨스 상대로 발탁됐냐"면서 우현진이 '구미호뎐' 시리즈의 주인공인 이동욱, 김범과 같은 매니지먼트사라는 점만 보며 "같은 소속사라 그 런거 아니냐"는 날 선 반응을 보이기도 했지만, 우현진은 극에 완벽하게 녹아든 장여희의 모습으로 모든 우려와 의혹을 불식시켰다.
우현진은 "저도 그런 얘길 듣긴 했다"며 "회사에 들어가면서 오디션 기회를 얻은 건 맞지만, 결코 쉽게 붙은 건 아니었다"면서 캐스팅 과정을 설명했다.
'구미호뎐'은 산신이었던 구미호가 현대에도 살아있다는 콘셉트의 작품이다. 2020년 시즌1이 방영돼 큰 사랑을 받았고, 이번에 방영된 시즌2는 1938년에 불시착한 구미호가 일본 요괴를 척결하며 현대로 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담았다. 우현진은 인간과 구미호 사이에서 태어난 이랑(김범 분)을 보고 한눈에 반해 거침없이 직진하는 인간과 인어 사이에서 태어난 장여희를 연기했다. 낮에는 양품점 직원으로, 밤에는 클럽에서 이름 없는 가수로 노래를 부르던 장여희를 연기하기 위해 우현진은 노래뿐 아니라 수영까지 마스터했다.
"오디션을 보고 1차와 2차 사이에 텀이 길었다"며 "그래서 떨어진 것 같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낙담하고 앉아만 있을 순 없지 않냐"면서 1930년대를 배경으로 활동했던 가수들의 자료를 찾아보고, 그때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을 보며 연구하며 노래들을 연습했다. "아직 오디션이 끝난 게 아니니 혹시나 혹시라도 뵙게 되면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에 여러 가지를 준비했다"고.
장여희 역으로 발탁된 후 선배 연기자인 김범과 로맨스 연기를 선보이기 위해 시즌1을 다시 시청했을 뿐 아니라 "메이킹 영상까지 모두 보며 공부했다"고 밝혔다. "앞서 본 '구미호뎐'은 시청자의 입장에서 봤다면, 이번에는 이랑을 이해하기 위해 집중해서 봤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키스신을 찍은 건 처음이라 능숙함이 부족했다"면서 웃었다. 우현진은 "학교(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단편 영화를 찍거나, 수업에서 듣긴 했지만 본격적인 멜로 연기나 카메라 앞에서 실제 연인처럼 보이는 부분들이 쉽진 않았다"며 "키스신 장면은 그동안 여희를 밀어내던 이랑이 감정을 깨닫게 되는 장면이라 중요했는데, (김범) 선배님이 워낙 베테랑이라 잘 이끌어주셨다"면서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큰 작품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지만 우현진은 "아직 알아보는 분은 많지 않다"며 "요즘도 지하철도 잘 타고, 식당에 가서 밥도 잘 먹고 다닌다"면서 웃었다. 그러면서도 "전화번호를 바꾸지 않았는데, '드라마 잘 봤다'면서 여중, 여고 친구들에게 연락이 와 신기했다"면서 큰 눈을 더 동그랗게 뜨기도 했다.
싱그러운 미소와 털털한 매력에 열정까지 겸비했기에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우현진이었다. 그는 "'구미호뎐 1938'을 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웠다"며 "이를 바탕으로 배우 우현진으로 한발짝 더 나아가고 싶다"는 포부도 잊지 않았다.
"상상만 했던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끼고, 많은분들과 함께 작업을 하는 모든 과정이 신기했어요. 이제 시작이다 싶어요. 더 많이 배우고 싶고, 그걸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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