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비 토벌 무용담 들려주던 형님 모습 눈에 선해” [심층기획-한·미동맹 7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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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을 마지막으로 본 것이 1949년 10월이었습니다. 국방경비대에 자원 입대 후 지리산 공비 토벌 작전에서 공비 9명을 생포해 표창과 포상 휴가를 받아 집에 왔죠. 가족들이 대환영을 했고 형님은 작전 도중의 무용담을 들려주셨는데, 그게 마지막 만남이었습니다."
맏형이었던 연제근 육군 상사의 늠름한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는 동생 연제은씨(85·사단법인 호국영웅연제근기념사업회 이사장·사진)의 눈가가 순간 촉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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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명 돌격대원 이끌고 포항 탈환 공훈
집안의 든든한 맏형이자 훌륭한 군인
영웅들의 높은 애국 정신 이어받아야”
“형님을 마지막으로 본 것이 1949년 10월이었습니다. 국방경비대에 자원 입대 후 지리산 공비 토벌 작전에서 공비 9명을 생포해 표창과 포상 휴가를 받아 집에 왔죠. 가족들이 대환영을 했고 형님은 작전 도중의 무용담을 들려주셨는데, 그게 마지막 만남이었습니다.”
20일 서울 용산 세계일보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제은씨는 연 상사를 ‘나라를 위해 너무나 큰일을 했던, 영민하고 대담했던 맏형’으로 기억했다. 제은씨는 1930년 충북 증평군 도안면 노암리에서 태어난 연 상사에 대해 “키다리라고 불릴 정도로 8남매(4남4녀) 중에서 키가 컸고, 다섯 살 때 천자문을 모두 익혀 신동이라고 소문이 났다”며 “친구들과 놀 때도 늘 대장 노릇을 했다”고 회상했다. 1949년 지리산 공비 토벌 작전에선 5일간 보급이 끊어져 노루를 잡아먹어야 했던 악조건 속에서도 공비로 위장해 공비 근거지에 단독 침투하는 지략을 발휘, 9명을 무장 해제한 뒤 생포했다고 제은씨는 덧붙였다.
집안의 든든한 맏형이자 훌륭한 군인이었던 연 상사가 6·25전쟁 발발 직후 전사한 것은 가족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제은씨는 “집안에서 제일 잘났던 형님이 열여섯 살의 나이에 일찍 결혼했는데 전사하면서 절손 가정이 됐고, 부모님도 크게 상심하시다가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지금도 시간이 나면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된 연 상사를 찾는다는 제은씨는 2015년 설립된 호국영웅연제근기념사업회 이사장이자 유족 대표로서 연 상사의 공적과 6·25전쟁사를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6·25전쟁 영웅과 전쟁 실상이 잊히고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제은씨는 연 상사의 공적을 담은 리플릿 자료와 6·25전쟁사를 요약한 유인물을 제작, 배포하는 등 활동을 하며 6·25전쟁이 잊히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제은씨는 “영웅들이 고귀한 목숨을 바쳐 애국한 덕분에 오늘날 우리나라가 경제 대국이 되고, 온 국민이 자유와 평화를 누리며 살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며 “오늘날 우리는 영웅들의 높은 뜻을 이어받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박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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