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파운드리, 미래성장의 핵심축…제조강국 韓 잠재력 커"
"바이오는 경제성장, 탄소중립, 안보 등에 중요"
"바이오 파운드리 대규모로 짓고 인력 육성해야"
한국이 '바이오 파운드리'(Bio Foundry) 구축을 통해 반도체 다음 먹거리를 준비할 수 있다고 해외 바이오석학들이 입을 모았다. 바이오 파운드리는 바이오 분야에 AI(인공지능)·ICT(정보통신기술)를 접목해 새로운 DNA(유전자정보)를 설계하거나 인공세포, 바이오연료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다.
폴 프리먼트 영국 임페리얼대 교수는 지난 23일 머니투데이와 서면 인터뷰에서 "바이오 파운드리는 바이오 산업에 AI를 적용함으로써 혁신적 발전을 이끌 것"이라며 "한국은 생물공학과 AI·ICT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국가로 바이오 파운드리 개발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프리먼트 교수는 '글로벌 바이오 파운드리 연합'(GBA) 리더로 지난 19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초청으로 메튜 장 싱가포르국립대 교수, 나이젤 마운시 미국 에너지부(DOE) 공동 유전체연구소장과 방한했다. 이들은 합성생물학 분야 권위자로 GBA 설립을 주도했다. 현재 각국에서 바이오 파운드리 운영 책임 등 핵심적 역할을 맡고 있다.
합성생물학은 인공적으로 생명체의 구성요소와 시스템을 설계·제작·합성하는 분야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12대 국가전략기술 중 하나로 '첨단 바이오'를 꼽고 합성생물학 분야 핵심 인프라인 바이오 파운드리를 2028년까지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바이오 파운드리 구축에 2987억원 규모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나이젤 마운시 소장은 "바이오 파운드리는 기존 석유화학 기반 공정을 대체함으로써 바이오경제를 촉진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바이오 기반 유용 소재 생산뿐만 아니라 탄소 원료를 대체해 기후변화에 대응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운시 소장은 한국이 선택과 집중을 해야할 분야로 "바이오 유래 소재 개발이 매우 유망할 것"이라며 "한국은 제조업과 소재 분야 공정이 성숙단계에 이르렀고 공급망 체계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관련 분야에 강점을 지닐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바이오 파운드리 구축만큼 중요한 요소로 '인재 육성'을 꼽았다. 메튜 장 교수는 "합성생물학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선 인력 개발이 필수적"이라며 "AI와 데이터 기반 바이오 파운드리, 바이오 프로세싱과 스케일업 관련 인력 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운시 소장은 "합성생물학은 인력 육성과 이들의 깊은 전문성이 필수적"이라면서도 "다학제 학문 특성상 여러 지식을 갖춘 인력이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할 수 있는 능력도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공공 바이오 파운드리의 열쇠는 스타트업·중소기업 육성에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마운시 소장은 "공공 바이오 파운드리는 산업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도록 수요 파악이 매우 중요하다"며 "초기에는 바이오 파운드리를 활용하는 기업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해 기업들이 시설을 적극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프리먼트 교수는 "런던 바이오 파운드리의 경우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라며 "바이오 파운드리가 공공시설인 만큼 향후 평가 척도는 기업이 시설을 활용한 후 유치한 투자금이나 논문 게재 수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한정된 예산으로 바이오 파운드리를 구축하려면 '소규모 분산형'이 아닌 '대규모 중앙 집중형'이 효율적이라고 공감했다. 프리먼트 교수는 "대규모 집중형 시설이 필요하고 추후 데이터 교환 허브 등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중앙집중형과 분산형을 혼합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마운시 교수도 "중앙집중형 바이오 파운드리가 더 효율적일 것"이라며 "분산 네트워크는 의사소통, 자료 공유, 시설·장비 공유, 운영 효율성 측면에서 어려움을 야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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