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아들+시모 잃은 우울증 아내, 남편 우울도 심각 ‘반전’ (결혼지옥)[어제TV]

유경상 2023. 6. 27. 06: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우울증 아내의 남편도 심각한 우울을 드러내며 반전을 보였다.

6월 26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서는 4년째 두 집 살림, 따로 사는 두살 부부가 출연했다.

화성에 사는 남편은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제조업에 종사하며 주말에는 아내를 만나러 파주로 갔다. 부부는 4년째 두 집 살림을 하고 있었지만 주말 만남도 전혀 애틋하지 않았다. 남편이 캄캄한 파주 집에 도착하면 아내는 뒤늦게 잠에서 깨어나 배달음식을 시켜 함께 먹었다. 남편은 아내의 우울증과 무기력증이 문제라고 말했다.

남편의 말대로 아내는 10년 전부터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1년 전에는 갑상샘암 수술을 받으며 다양한 병원 진료를 정기적으로 받고 있었다. 2주일에 한 번 몰아서 병원 진료를 받는 날이 아내의 유일한 외출. 아내는 10년 째 같은 정신건강의학과 선생님의 진료를 받는다며 그분을 따라 병원도 옮겼다고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10년 전 아내의 우울증이 시작된 이유는 8살 아들의 죽음이었다. 아내는 첫 번째 결혼에서 얻은 아들을 이혼 후 잃었다. 아들이 할아버지에게 용돈을 받아 과자를 사러 나가다가 후진하는 택배 차에 치어 사망했다. 아내는 “내가 이혼 안 하고 키웠으면, 내가 데리고 있었으면 안 죽었을 텐데. 제 잘못 같아서 더 말을 못 꺼내겠다. 제가 못 지켜줬으니까”라며 죄책감과 후회를 드러냈다.

그렇게 우울증을 앓던 아내가 현재 남편과 재혼한 이유는 시어머니 때문. 아내는 재혼인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준 시어머니를 “천사 엄마”라고 표현했지만 시어머니 역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오은영 박사는 아내에게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동아줄이 아들이었고, 이어 시어머니였지만 모두 잃고 세상을 잃은 상실감을 느꼈으리라 헤아렸다.

정작 모친을 잃은 남편은 “저는 좀 덤덤했던 것 같다. 사람들 앞에서 표현, 울고 그런 것도 없었던 것 같다. 영정사진 앞에서 잠깐 눈물을 훔치는 정도였고 그 다음에는 운 적이 없었던 것 같다”고 했지만 오은영 박사는 “슬퍼하는 게 맞다. 우리가 이걸 잘 모르는 것 같다. 제가 걱정하는 건 사전에 간단한 검사를 했다. 남편분의 우울이 걱정될 정도로 심각하더라”고 우려했다.

오은영 박사는 “어머니를 좋아했지만 충분한 애도를 못 해서 마음의 짐이 남아있는 것 같다. 부모님이 세상을 떠나면 얼마나 슬프겠냐. 같이 슬퍼해야 한다. 가까운 사람과 마음을 나눠야 살아갈 힘을 얻는다. 가까운 사람이 슬퍼할 때는 같이 울어주는 게 맞다. 남편을 탓하는 게 아니다”고 조언했다.

실상 남편은 보살핌이 필요한 사람.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의 불화로 저녁시간에 집에 있지 않았고, 고등학교 때부터 아예 친구 집에 들어가 살았다고. 남편은 신혼 초 아내가 차려준 집밥의 감동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남편은 자신의 속내를 알아주는 오은영 박사의 말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여기에 부부는 혼인신고와 임신 문제로도 갈등을 빚었다. 두 사람은 결혼 4년차지만 아직 혼인신고하지 않은 상태. 혼인신고는 망설이면서 시험관 시술로 임신을 계획하고 있었다. 남편은 아내의 수면제 복용과 산후우울증 등을 걱정했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 아내와 제대로 소통하지 못했다.

오은영 박사는 이 부부의 힐링 리포트로 첫째 화성 집을 우리 집으로 만들 것을 조언했다. 아내가 파주를 떠나지 못하는 유일한 이유는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오은영 박사는 화성으로 가서 여행하는 기분으로 더 자주 진료를 받을 것을 권하며 임신 과정에 대해서도 잘 의논하기를 당부했다.

두 번째 힐링 리포트는 남편에게 배달음식이라도 다시 데워서 그릇에 담아주라는 것. 오은영 박사는 “남편은 밥보다 내가 배고파서 집에 들어섰을 때 아내가 미리 준비한 마음을 생각하면 보살핌을 받는 기분이라 좋은 것”이라고 꼬집었고 남편은 그 말에 동의했다. 상담을 마친 부부는 “속이 시원하다”며 만족하는 모습으로 변화를 기대하게 했다.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캡처)

[뉴스엔 유경상 기자]뉴스엔 유경상 yooks@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