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년전 "엿 먹어라" 학부모 시위…초6 '원조' 킬러문항 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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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수능에서 '킬러 문항 배제'를 지시해 킬러 문항, 즉 초고난도 문제가 시중의 관심사로 등장했다.
60여 년 전에도 초등학교 6학년까지 이른바 킬러 문항에 밤잠을 설쳤으며 학부모들이 '엿 먹어라'는 구호를 외치는 일까지 일어나는 등 큰 사회 문제가 되기도 했다.
26일 이주호 사회부총리겸 교육부 장관은 26일 '이것이 킬러 문항이다'라며 2021~2023학년도 3년치 수능에서는 총 18개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제)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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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수능에서 '킬러 문항 배제'를 지시해 킬러 문항, 즉 초고난도 문제가 시중의 관심사로 등장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걱정을 자아낸 킬러 문항이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60여 년 전에도 초등학교 6학년까지 이른바 킬러 문항에 밤잠을 설쳤으며 학부모들이 '엿 먹어라'는 구호를 외치는 일까지 일어나는 등 큰 사회 문제가 되기도 했다.
26일 이주호 사회부총리겸 교육부 장관은 26일 '이것이 킬러 문항이다'라며 2021~2023학년도 3년치 수능에서는 총 18개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제)를 소개했다.
또 최근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 이사장은 "경제를 전공하는 대학생들이나 풀 수 있는 문제"라며 경제학을 배웠다는 어른들도 소스라치게 놀랐다는 킬러 문항을 고발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59년 전인 1964년에도 킬러 문항을 놓고 사회가 들썩거린 일이 있었다.
그때 킬러 문항으로 인해 '너도 한번 골탕 먹어 봐라', '당신도 당해 보라'는 뜻의 '엿 먹어라'는 단어가 우리 사회에 등장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엿 먹어라'는 1964년 12월 7일 치러진 1965학년도 서울 시내 전기 중학교 입시 '자연' 과목 18번 문제 정답을 놓고 야기된 사건이다.
당시엔 중학교도 경쟁 입시였기에 부모들은 경기중 등 명문 중학교에 자식들을 집어넣기 위해 과외를 시키고 밤을 새워 공부하게 만들어 '4당 5락'(4시간 자면 합격, 5시간 자면 불합격)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나돌았다.
문제는 엿을 만드는 순서 5개를 차례대로 적어 놓은 뒤 세 번째 과정에서 '엿기름 대신 넣어도 좋은 것이 무엇이냐'를 묻는 것으로 4개의 답이 제시 됐다.
①다이스타제 ②무즙 ③꿀 ④녹말이었으며 공동출제위원회가 마련한 정답은 ①번 '디아스타제'였다.
하지만 교과서에 '침과 무즙에도 소화제 일종인 디아스타제 성분이 들어 있다'는 내용이 있었다.
이에 몇 몇 학생들은 ②번 '무즙'을 답으로 적어냈다.
1965학년도 경기중학교 합격선이 154.6점으로 '무즙'이 정답이었다면 이 커트라인을 넘어섰을 학생이 무려 39명에 달해 탈락 학생들의 학부모들은 온 집안 사람들을 동원해 거센 항의와 함께 법정 소송에 돌입했다.
학부모들은 '무즙으로 충분히 엿을 만들 수 있다'며 보란 듯 무즙으로 고은 엿을 들고 서울시 교육청을 찾아가 김원규 교육감에게 "엿 먹어라"를 외쳤다.
결국 1965년 3월 30일 서울고법이 '무즙도 정답이다'라고 판결, 경기중 39명을 포함해 서울중·경복중 등 명문 중학교에 총 59명이 추가 합격했다.
사회를 들썩였던 일의 여파로 당시 청와대비서관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자제들이 부정 입학을 한 사실이 발각돼 청와대비서관, 문교부 차관, 서울시 교육감 등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까지 했다.
디아스타제는 전분 등의 다당류의 가수분해 반응을 이끄는 촉매제로 녹말을 분해해 포도당으로 변화시키는 효소로 각종 식물체, 동물체 간, 침 등에도 포함돼 있다. 식료품, 발효 공업, 소화제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효소로 당시 초등학생들은 디아스타제의 쓰임새까지 외우고 있어야 했다.
당시 대학 입시의 경우 도쿄대 수학문제가 출제 되는 등 초초고난도 문제가 등장해 일본 명문대 문제를 빼내 공급하는 사람들까지 생겼다.
이러한 킬러 문항 등의 여파로 1969학년도 입시부터 중학교 평준화, 1974학년도부터는 서울·부산 고교평준화, 1975학년도 대구·인천·광주, 1981년에 21개 도시로 고교 평준화 정책이 확대 시행됐다.
buckba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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