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사이 2군→1군 필승조→AG 대표→올스타까지… KIA 신데렐라, 김종국 조언은?

김태우 기자 2023. 6. 27.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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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고속 승진으로 리그를 대표하는 신데렐라로 떠오른 최지민 ⓒ곽혜미 기자
▲ 최지민은 뛰어난 성적을 발판 삼아 아시안게임 승선은 물론 올스타 영예까지 안았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최지민(20‧KIA)는 2023년 KIA를 넘어 KBO리그 전체 최고의 신데렐라 중 하나다. 지난해 이맘때까지만 해도 2군의 뜨거운 햇살 아래서 경기를 하던 이 유망주는, 지금은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불펜 투수 중 하나로 순식간에 발돋움했다.

최지민은 26일 현재 시즌 31경기에서 34⅓이닝을 던지며 2승2패2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1.83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피안타율(.197)은 2할이 채 안 되고, 위기관리능력도 좋다. 2군에서 집중적인 투구 폼 교정을 거친 최지민의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지난해보다 시속 4㎞ 정도 빨라졌고, 더 강해진 공과 더 강해진 자신감을 앞세워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런 사이 신분도 초고속으로 승진했다. 개막 당시까지만 해도 추격조로 활용됐지만, 서서히 중요한 상황에 나서더니 팀이 이기고 있는 상황, 그리고 마무리를 해야 할 상황에도 나가고 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명단에 올랐고, 26일 발표된 2023년 KBO리그 올스타전 명단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팬 투표는 물론 선수단 투표에서도 많은 득표를 하며 모두가 인정하는 올스타로 별들의 무대에 간다.

다만 고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시즌을 치르면서 당연히 찾아와야 할, 어쩌면 2년 차 투수에게는 더 자주 찾아올 수 있는 고비가 6월 들어 왔다. 최지민은 4월까지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19를 기록했고, 5월 11경기에서는 아예 실점 자체가 없는 완벽한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그러나 6월 10경기 평균자책점은 4.00이다. 크게 무너지는 건 아니었지만 고비를 넘기지 못한 적이 몇 차례 있었다.

20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홀드를 기록하기는 했으나 ⅓이닝 동안 볼넷 3개를 내주고 흔들렸고, 결국 경기 마무리는 베테랑 임기영이 해야 했다. 아무래도 잦은 등판, 그리고 멀티이닝 등판이 이어지면서 체력적으로 상쾌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김종국 KIA 감독이 짚는 요인은 하나 더 있다. 심리적인 압박감이다. 그 압박감을 벗어 던져야 한다는 게 김 감독의 조언이다.

김 감독은 21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최지민과 간단한 이야기를 하면서 용기를 불어넣었다. 김 감독은 “최근에 좀 안 되고 맞고 그러니까 생각이 더 많아졌던 것 같다. 투구하기 전부터 ‘맞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렵게 승부를 갔던 것 같다”면서 “다시 생각을 해서 조금 더 심플하게, 시즌 초반처럼 그냥 사인만 보고 미트만 보고 던지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 최지민 ⓒ곽혜미 기자
▲ 최지민 ⓒ곽혜미 기자

사실 시즌 초반의 최지민은 잃을 게 별로 없는 선수였다. 등판 시점도 그렇게 부담이 되지는 않았다. 있는 힘껏 던지고 결과로 평가를 받으면 됐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시점과 관계없이, 점수차와 관계없이, 리드 여부와 관계없이 그날 경기의 승부처에 가장 먼저 호출되는 선수가 바로 최지민이다. 확실히 어려운 상황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아졌다.

결정적으로, 아시안게임 대표와 올스타 합류라는 훈장을 단 지금은 시즌 초반보다 잃을 것도, 지킬 것도 많아졌다. 선수도 사람인 만큼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김 감독 또한 “중요한 순간에 더 많은 등판을 하고 그러니까 본인도 ‘막아야겠다’는 결과에 대한 생각을 먼저 하다 보니까 이전보다는 조금 안 좋았던 것 같다”면서 “‘너는 루키다. (사실상) 올해가 첫 시즌인데 무슨 걱정을 하느냐’고 그런 식으로 말을 했다. 다시 초심으로돌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시즌 초반처럼 당찬 자세를 주문하고 또 기대한 것이다.

최지민은 김 감독의 주문에 부응했다. 22일 대전 한화전에서 1⅔이닝 동안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반등에 성공했다. 팀이 추격해야 하는 상황에서 상대의 도망가는 발걸음을 붙잡기 위해 최지민을 투입했는데 경기 결과(0-1 패)와는 별개로 최지민은 자신의 몫을 다했다.

이어 24일 광주 kt전에서도 전상현이 9회 위기에 몰리자 2사 후 마운드에 나가 상대 간판 타자인 박병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경기의 문을 닫았다. 까다로운 승부였지만 이 홈런왕을 겁내지 않고 당당하게 공을 던진 결과는 최지민의 불끈 쥔 주먹으로 이어졌다. 최지민의 당당한 투구가 이어질지, 그리고 KIA 벤치가 적절한 등판 간격으로 그 당당함을 뒷받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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