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환경부, 소각 때 ‘불연물 선별’ 허용하기로... 신규 마포 소각장급 용량 확보
앞으로 쓰레기 소각장에서 폐기물을 태우기 전 불에 타지 않는 물질을 미리 골라내 전체 소각량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불에 타는 물질과 타지 않는 물질을 한꺼번에 소각로에 넣도록 한 폐기물관리법 규정 탓에 수도권 민간 소각장에서만 하루 910t가량 소각 용량 손실이 발생해 왔다. 서울시가 마포구 상암동에 새로 지으려는 소각장 처리량(하루 1000t)과 맞먹는 규모다.
환경부는 민간 소각장에서 쓰레기를 소각하기 전 폐토사나 폐유리, 폐타일, 폐도자기 등 불에 타지 않는 것(불연물·不燃物)을 솎아낼 수 있도록 폐기물관리법을 개정해 금주 내 입법예고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2026년에는 수도권, 2030년에는 전국적으로 생활 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돼 소각장이 부족해진 상황에서 소각장을 더 짓지 않고도 처리 용량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소각 전 가연물과 불연물을 분리하지 못하게 된 것은 폐기물관리법에 ‘위탁받은 폐기물 운반을 재위탁해선 안 된다’는 조항이 들어간 1999년 이후다. 당시 폐기물을 처리하겠다며 돈을 받고 가져간 뒤 몰래 땅에 묻거나 쌓아두는 불법행위가 성행하면서 ‘반입된 폐기물에 손대지 말고 그대로 처리하라’는 규제가 생겼다.
하지만 2016년 전국 민간 소각장에 폐쇄회로(CC) TV 설치를 의무화하고, 올해부터 폐기물 운반 차량에 위치 정보 시스템(GPS)을 달아 폐기물 용량을 점검하는 등 과학적 감시가 가능해지면서 법 규정을 고쳐 불필요한 연료 낭비와 소각 처리량 손실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다만 소각로에 가연성 폐기물만 들어가려면 소각장에 분리 선별 시설이 설치돼야 하는데 이번 개정안에는 관련 내용이 빠져있어 반쪽짜리 정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환경부는 소각장에 가연물과 불연물을 분리해주는 기계를 설치해도 되는지 관련 연구용역을 다음 달 중 실시한다는 입장이다. 불연물을 분리하도록 법을 만들어 놓고 기계를 설치하지 못하면 수천t의 폐기물에서 수작업으로 불연물을 골라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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