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킬러문항 22개…교육부 설명에도 ‘혼란 불가피’

김형환 2023. 6. 27. 04:2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6일 교육부가 공개한 킬러문항 사례에 따르면 최근 3년치 수능과 2024학년도 6월 모의평가에서 추출된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은 총 22개다.

교육부는 현직 교사로 점검팀을 구성, 후보 문항을 뽑고 2차례의 검토과정을 거쳐 킬러문항을 가려냈다고 밝혔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킬러문항의 기준이 모호하고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교육부, 최근 3년 수능·올해 6월 모평 검토
교과과정 외·실수 유발 요소 등 고려
모호한 기준·주관적 선정에 현장 ‘혼란’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26일 교육부가 공개한 킬러문항 사례에 따르면 최근 3년치 수능과 2024학년도 6월 모의평가에서 추출된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은 총 22개다. 교육부는 현직 교사로 점검팀을 구성, 후보 문항을 뽑고 2차례의 검토과정을 거쳐 킬러문항을 가려냈다고 밝혔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킬러문항의 기준이 모호하고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사교육비 경감대책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교육부는 이날 킬러문항이 없는 수능을 골자로 하는 사교육 경감 대책을 발표하고 최근 3년간의 수능과 지난 6월 모평에서 골라낸 국어·수학·영어 킬러문항 22개를 공개했다. 수학이 9개로 가장 많았고 국어(7개)·영어(6개) 순이다. 교육부는 △교과과정을 벗어난 어려운 전문용어 사용으로 고등학교 수준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 △의도적으로 지문·선택지에 실수를 유발하는 요소가 있는 문제 등을 킬러문항으로 정의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킬러문항 선별 시 정답률을 기준으로 삼지는 않았으나 사후 점검했을 때 정답률이 낮은 문항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종로학원이 킬러문항 22개의 정답률을 파악한 결과 수학은 2.9%~13%로 가장 낮은 정답률을 보였다. 국어(14.6%~36.8%)와 영어(16.6%~29%) 역시 낮은 정답률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런 기준을 두고 킬러 문항 기준이 주관적이고 모호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가장 많은 킬러 문항 중 최다(9건)를 차지한 수학의 경우 △여러 수학적 개념을 결합, 과도하게 복잡한 사고 또는 고차원적 해결방식을 요구하는 문항 △대학과정 등을 선행학습한 학생이 (출제자가 기대하는) 풀이방법 외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항 등이 대표적 킬러 문항 유형으로 제시됐다.

교육부가 킬러문항으로 지적한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수학 미적분 30번 문항. (사진=교육부 제공)
예컨대 2023학년도 수능 수학 미적분 30번 문항은 함수의 증감과 극대·극소, 합성함수의 미분 등 다수의 수학적 개념이 결합돼 문제 해결 과정이 복잡한 문제로 지목됐다, 교육부 분석 결과 지수함수·삼각함수·합성함수가 결합된 문항이라 공교육 수준보다 복잡한 형태 함수를 다루기에 ‘수험생 부담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킬러 문항에 포함됐다.

하지만 얼마만큼 복잡해야 킬러 문항이고 어느 정도의 수학적 개념이 결합돼야 킬러 문항인지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황이다. 세종시 고교의 한 수학 교사는 “학생들에게 다수의 수학적 개념을 종합해 문제를 해결하라고 가르치고 있다”며 “과연 어느 정도 수학적 개념을 결합할 경우 킬러문항인지 그 정도와 수준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어·영어 역시 주관적이고 모호한 기준만 제시됐다. 2022 수능 국어 8번과 13번 문제에는 ‘높은 수준의 배경 지식이 요구된다’, ‘전문 용어가 반복된다’ 등의 이유로 킬러문항으로 선정됐다. 어느 정도 수준의 전문용어나 배경지식까지 출제가 허용되는지 정량적 지표는 제시되지 않았다. 경기 지역 고교의 한 국어 교사는 “EBS에서 나왔던 지문까지 킬러 문항으로 지정하는 것을 보고 ‘명확한 기준은 없구나’란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러한 지적에 대해 “전문가마다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공교육 과정에서 다룰 수 있는지 여부에 초점을 맞춰 검토했다”고 해명했다.

김형환 (hwani@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