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 대신 경제 택한 그리스… 우파 미초타키스 과반 재집권
카이로=강성휘 특파원 2023. 6. 27. 03:03
집권 신민당 300석 중 158석 확보
2019년 미초타키스 총리 취임 후
그리스 경쟁성장률, EU 평균 넘어
2010년대 국가부도 위기서 반등
2019년 미초타키스 총리 취임 후
그리스 경쟁성장률, EU 평균 넘어
2010년대 국가부도 위기서 반등
총선 압승 후 지지자 앞에 선 미초타키스 25일 그리스 2차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며 압승한 집권 신민주당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마이크 든 사람)가 수도 아테네 당사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승리 인사를 하고 있다. 시장친화적 경제 정책으로 그리스 경제를 파산 직전에서 살려냈다는 유권자 평가를 받은 미초타키스 총리와 신민주당은 단독정부를 꾸리게 됐다. 아테네=AP 뉴시스 |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55)가 이끄는 중도 우파 집권 여당이 25일(현지 시간) 2차 총선에서 의석 과반을 확보하는 압승을 거두며 재집권에 성공했다. 야당 인사 사찰 의혹과 사상 최악의 열차 사고 등 악재에도 유권자들은 파국 직전의 경제를 다시 성장 가도에 올려놓은 미초타키스 현 총리를 택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전 총리가 이끄는 야당연합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감축, 연금 수령액 상향 등 포퓰리즘 성향의 정책을 내세웠지만 과거 국가 재정을 파탄에 이르게 한 정책에 표심은 반응하지 않았다.
● 포퓰리즘과 결별한 그리스 유권자
로이터와 AP 통신에 따르면 그리스 내무부는 이날 개표율 99.6% 기준 미초타키스 총리의 신민주주의당(ND·신민당)이 득표율 40.55%로 전체 300석 중 158석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제1야당 급진좌파연합인 ‘시리자’는 17.84% 득표율로 48석을 얻는 데 그쳤다.
재집권의 길은 순탄치 않았다. 미초타키스 총리와 신민당은 지난해 ‘그리스판 워터케이트’로 휘청거렸다. 그리스 국가정보국이 야당 의원과 언론인, 기업인 등을 도청하는 등 사찰 의혹이 제기됐고 미초타키스 총리가 배후로 지목돼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올 2월에는 열차 충돌 참사로 57명이 숨지며 정부가 노후 철도 시스템을 방치했다는 비판이 집중 제기됐다. 지난달 14일에는 그리스 앞바다에서 난민선이 침몰하여 600명 넘게 사망해 그의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이 도마에 올랐다.
하지만 그리스 국민들은 미초타키스 총리가 일군 경제성장을 더 높이 평가했다. 그리스 경제는 2010년 국가부도 사태에 몰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은 뒤에도 침체 일로를 걸었다. ‘유럽의 병자’로 불렸던 그리스를 되살린 인물이 미초타키스 총리다.
그는 2019년 총리에 취임한 뒤 기업 감세, 외국인 투자 유치, 무상 의료 개혁, 공기업 민영화 등 공격적인 시장친화정책을 펼쳤다. 특히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에 에너지 위기와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고조됐음에도 주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그리스 경제성장률은 2021년 8.4%, 지난해 5.9%를 기록하며 2년 연속 유럽연합(EU) 평균을 뛰어넘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도 2020년 202%에서 지난해 171%로 내려갔다. 앞으로도 3년간 매년 10%포인트씩 부채 비율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 미초타키스는 하버드 출신 금융전문가
● 포퓰리즘과 결별한 그리스 유권자
로이터와 AP 통신에 따르면 그리스 내무부는 이날 개표율 99.6% 기준 미초타키스 총리의 신민주주의당(ND·신민당)이 득표율 40.55%로 전체 300석 중 158석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제1야당 급진좌파연합인 ‘시리자’는 17.84% 득표율로 48석을 얻는 데 그쳤다.
재집권의 길은 순탄치 않았다. 미초타키스 총리와 신민당은 지난해 ‘그리스판 워터케이트’로 휘청거렸다. 그리스 국가정보국이 야당 의원과 언론인, 기업인 등을 도청하는 등 사찰 의혹이 제기됐고 미초타키스 총리가 배후로 지목돼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올 2월에는 열차 충돌 참사로 57명이 숨지며 정부가 노후 철도 시스템을 방치했다는 비판이 집중 제기됐다. 지난달 14일에는 그리스 앞바다에서 난민선이 침몰하여 600명 넘게 사망해 그의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이 도마에 올랐다.
하지만 그리스 국민들은 미초타키스 총리가 일군 경제성장을 더 높이 평가했다. 그리스 경제는 2010년 국가부도 사태에 몰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은 뒤에도 침체 일로를 걸었다. ‘유럽의 병자’로 불렸던 그리스를 되살린 인물이 미초타키스 총리다.
그는 2019년 총리에 취임한 뒤 기업 감세, 외국인 투자 유치, 무상 의료 개혁, 공기업 민영화 등 공격적인 시장친화정책을 펼쳤다. 특히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에 에너지 위기와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고조됐음에도 주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그리스 경제성장률은 2021년 8.4%, 지난해 5.9%를 기록하며 2년 연속 유럽연합(EU) 평균을 뛰어넘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도 2020년 202%에서 지난해 171%로 내려갔다. 앞으로도 3년간 매년 10%포인트씩 부채 비율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 미초타키스는 하버드 출신 금융전문가
미초타키스 총리는 재임 당시 공기업 민영화를 진두지휘하고 긴축을 고집해 노동자와 반대파로부터 드라큘라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한편 그의 시장친화정책은 정계 입문 전 금융권 업무 경험이 반영된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그는 아테네대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다시 사회학 학사를, 스탠퍼드대에서 국제정책학 석사를 마쳤다. 이어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 경영학 석사(MBA)까지 딴 뒤 영국 런던 체이스은행, 글로벌 컨설팅업체 매킨지 등에서 근무했다.
그는 정치 명문가 출신이기도 하다. 그리스 보수파의 거두로 1990∼1993년 총리를 지낸 콘스탄티노스 미초타키스 전 총리의 장남이다. 누나인 도라 바코야니스는 여성 최초의 아테네 시장을 지냈고 외교부 장관을 역임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2004년 아버지가 10년간 당수를 지냈던 신민당 국회의원에 선출되며 정치에 입문했다. 2013∼2015년에는 행정개혁 담당 장관으로 재임했다. 이후 비효율에 찌든 그리스 정부를 시장 논리에 맞게 개혁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으며 2016년 당 대표에 선출됐다.
그는 경제 정책에선 보수 색채가 강하지만 그리스 정부 역사상 처음으로 동성애자를 문화부 차관에 임명하는 등 파격적인 인사로 화제가 됐다. 또 일부 종교단체가 지하철 역사에 설치한 낙태 반대 광고를 전면 철거하라고 행정명령을 내리는 등 낙태권을 인정하는 행보를 보였다.
그는 정치 명문가 출신이기도 하다. 그리스 보수파의 거두로 1990∼1993년 총리를 지낸 콘스탄티노스 미초타키스 전 총리의 장남이다. 누나인 도라 바코야니스는 여성 최초의 아테네 시장을 지냈고 외교부 장관을 역임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2004년 아버지가 10년간 당수를 지냈던 신민당 국회의원에 선출되며 정치에 입문했다. 2013∼2015년에는 행정개혁 담당 장관으로 재임했다. 이후 비효율에 찌든 그리스 정부를 시장 논리에 맞게 개혁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으며 2016년 당 대표에 선출됐다.
그는 경제 정책에선 보수 색채가 강하지만 그리스 정부 역사상 처음으로 동성애자를 문화부 차관에 임명하는 등 파격적인 인사로 화제가 됐다. 또 일부 종교단체가 지하철 역사에 설치한 낙태 반대 광고를 전면 철거하라고 행정명령을 내리는 등 낙태권을 인정하는 행보를 보였다.
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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