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켜는 ‘차이나 골프’
중국의 만 20세 인뤄닝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올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중국 선수의 메이저 우승은 전 세계 랭킹 1위 펑산산(34)에 이어 두 번째다.
인뤄닝은 26일 미국 뉴저지주 발투스롤 골프클럽(파71·6621야드)에서 열린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총상금 1000만달러) 4라운드를 선두와 3타 차 공동 4위로 출발했다. 보기 없이 7번홀(파5)과 13번홀(파4), 14번홀(파4) 버디를 잡아 순위를 끌어올렸다. 18번홀(파5) 3.6m 버디 퍼트를 넣은 그는 먼저 경기를 마치고 대기하던 사소 유카(22·일본·7언더파)를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확정했다. 최종 합계 8언더파 276타로 우승 상금 150만달러(약 19억6800만원)를 받았다.
지난해 LPGA 투어에 데뷔한 인뤄닝은 지난 4월 DIO 임플란트 LA오픈에서 첫 우승을 달성해, 펑산산에 이어 중국 출신 두 번째 LPGA 투어 우승자가 됐다.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두 번째 우승이자 메이저 첫 우승을 차지한 그는 2012년 펑산산 이후 11년 만에 중국에 메이저 트로피를 안겼다. 당시 펑산산이 우승한 대회가 이 대회 전신인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이다. 펑산산은 이 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2019년까지 투어 통산 10승을 올렸고 지난해 은퇴했다.
중국 상하이 출신인 인뤄닝은 10세 때 골프를 시작했다. NBA(미 프로농구) 스테픈 커리(35)의 열렬한 팬인 그는 “키가 10㎝만 더 컸으면 골프 대신 농구를 했을 것”이라고 한다. 2020년 프로 전향해 중국여자프로골프 투어에 데뷔하자마자 세 대회 연속 우승했다.
그는 이번 대회 3·4라운드에서 그린 적중률 100%를 기록했다. “최종 라운드 땐 생각을 많이 하지 않았다. 3퍼트를 하지 않는 것만이 목표였다”고 한다. 캐디 존 레먼(39)은 그에 대해 “나이보다 지혜롭다. 30세나 35세처럼 경기한다”고 했다. 이날 함께 우승 경쟁을 벌이다 공동 3위(6언더파)로 마친 중국 출신 린시위(27)는 “인뤄닝은 매우 공격적이고 무엇도 겁내지 않는다. 압박감을 정말 잘 이겨낸다”고 했다.
경기 중 리더보드를 자주 보며 자기 위치를 확인한다는 인뤄닝은 “예전에는 모든 샷을 할 때 곧장 핀을 노렸지만, 이제는 더 똑똑하게 경기한다”고 했다. “펑산산은 내가 추구하는 목표이며, 내게 가장 많은 영감을 준 사람”이라며 “(나의 이번 우승으로) 많은 중국 아이들이 골프를 하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신지은(31)이 공동 8위(5언더파)로 순위가 가장 높았다. 이달 초 프로 데뷔전에서 우승한 로즈 장(20·미국)이 공동 8위,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8)과 7위 김효주(28)가 공동 20위(1언더파),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전인지(29)가 공동 24위(이븐파)였다.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렸던 리오나 머과이어(29·아일랜드)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3타를 잃으며 공동 11위(4언더파)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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