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고령층 '코로나 재유행' 심상찮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7억7000만명 이상 확진자와 700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현재도 코로나19는 진행형이다. 미국과 중국이 1억명, 14억명의 인도는 5000만명 정도만 감염된 것으로 공식 발표했지만 자연감염 항체결과를 고려하면 감염으로 면역을 얻은 인구는 전 인구의 80% 이상으로 추정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비상사태 해제발표 후 우리나라도 위기단계 하향으로 일상으로 복귀했다. 그러나 감염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던 고령층과 활동력이 높은 연령층을 중심으로 재유행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러한 재유행을 반영하듯 국내 주간 코로나19 확진자는 11만명으로 전 세계 감염자의 절반을 차지하며 국내에서만 감염비율이 높은 현상을 보인다.
최근 고령층이 폐렴으로 입원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코로나19에 감염된 줄 모르는 상태에서 입원 의무화 검사인 PCR로 감염된 사실을 확인하지만 이미 항바이러스제 처방가능 기간이 경과해 투약이 불가한 중증 폐렴으로 진단된다. 마스크 자율화 이전에는 감기증상이 있으면 코로나19 검사를 우선적으로 시행해 고령층의 조기진단율이 상대적으로 높았으나 마스크 착용이 해제된 이후엔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있어도 검사하지 않고 중증으로 악화해 치료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 고령층과 면역저하군은 폐렴이 발생해도 면역반응이 낮아 발열이 없고 기력이 떨어지거나 입맛이 없어지는 비특이적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진단이 늦어지면서 치료가 되지 않는 고령층의 중증화율 상승은 지역사회 감염자가 확산하는 간접적 증거를 반영하므로 활동성이 높은 학생들과 청장년층의 자발적인 검사와 격리가 고위험군을 보호할 수 있는 중요한 예방법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코로나19는 발생 초기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수많은 사망자를 발생시켰으나 항바이러스제가 개발되면서 중증화와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떨어뜨렸다. 코로나19 경구용 항바이러스제인 팍스로비드는 2023년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치료제로 공식 승인됐으며 외래에서 처방이 가능해 현재까지 1100만명 이상에게 투약됐고 렘데시비르는 주사제로 입원환자에게 처방되는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다. 팍스로비드는 투여시 10분의1 이하로 바이러스 양을 줄이며 고위험군 대상 임상연구(EPIC-HR)에서 증상 5일 이내 투여시 위약 대비 88%의 입원과 사망감소 효과를 보였고 사망자는 없었다. 평균 위험군(EPIC-SR)에서도 70%의 입원감소 효과를 보였고 3일 이내 조기투여시 5일보다 좋은 효과를 보이므로 증상발생시 진단과 빠른 항바이러스제 투여가 중증화 예방의 핵심이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임상 연구결과에 기반하면 독감처럼 항바이러스제의 빠른 처방이 중증예방과 증상완화 치료법이지만 현재까지는 고위험군에게만 제한적으로 처방이 가능한 상황이다.
호흡기뿐 아니라 여러 장기에 침투하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특징으로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지 않는 경우 일반 위험군은 중증으로 악화하는 경우가 드물지만 후유증이 발생해 일상생활에 상담한 어려움을 줄 수 있다. 코로나19 후유증은 만성 피로증후군의 유발기전과 유사해 면역저하, 기억력 감소, 운동, 심폐기능 저하 등 장기적 문제를 유발하며 중증질환으로 악화할 수도 있다. 국내 연구에서도 팍스로비드 투여시 중증과 사망예방 효과가 46%, 33%여서 고위험군에게는 적극적인 처방을 권고한다. 그러나 마스크 착용이 해제된 후 국민적 경계심과 관심이 약해진 틈 사이로 취약계층은 도리어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는 위험한 시기를 맞이하고 있으므로 완전한 엔데믹 전까지는 의심증상시 코로나19 검사(신속항원, PCR)가 상시적으로 필요하며 일반 위험군에게도 증상에 따라 항바이러스제 처방이 가능한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
천은미 이화여대 의과대학 호흡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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