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올드보이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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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0일 김관진(73) 전 국방부 장관을 대통령 직속 국방혁신위원회 부위원장급 위원으로 위촉했다.
문재인 정권 출범 후 김 전 장관은 '사이버사령부 정치 댓글 사건'으로 수사받고 구속도 됐다.
김 전 장관은 북한에 대한 굽힘 없는 모습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가장 싫어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김 전 장관은 북한이 도발 핑계로 삼았던 서해 포격훈련을 다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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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장관은 북한에 대한 굽힘 없는 모습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가장 싫어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가 국방장관에 내정된 것은 2010년 11월 26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사흘 뒤로 한반도에 전운이 감돌던 때다. 김 전 장관은 북한이 도발 핑계로 삼았던 서해 포격훈련을 다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고는 북한 도발 시 망설이지 말고 즉각적 원점타격으로 선조치할 것을 전군에 지시했다. 북한이 재도발을 위협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됐지만 이후 그가 재임하는 동안 북한의 추가 도발은 없었다. 미국 국방부는 이를 김관진 효과(effect)라고 불렀다.
박근혜정부 때인 2015년 우리 군은 북한의 지뢰 도발에 맞서 북측 지역으로 155㎜ 자주포 29발을 동시 사격했다. 북한이 먼저 협상을 제안해왔다. 그해 8월 22일 남북 고위급 접촉이 시작됐다. 당시 국가안보실장이던 그의 맞상대는 ‘정치인’ 출신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이었다. 그 협상에서 북한은 휴전 이후 최초로 자신들의 도발을 사실상 시인하고 유감을 표명했다.
김관진의 재등장에 따른 대응일까. 지난 4년간 사라졌던 김영철(77)이 최근 복귀했다. 북한 정찰총국장 출신으로 2010년 천안함·연평도 도발의 배후로 지목된 북한의 대표적 매파(강경파)다.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없이 끝나면서 위상이 급락해 한때 처형설까지 나돌았지만 건재를 과시한 것이다. 북한 매체는 그를 “통일전선부(통전부) 고문”으로 소개했다. 대남 업무를 관장하는 조직이다. 가뜩이나 북한은 지난 5월 31일 야심차게 추진한 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해 체면을 구긴 상태다. 어떤 꿍꿍이로 한반도 정세를 뒤흔들지 우려스럽다. 남북한 ‘올드보이’들의 귀환과 맞대결 구도가 예사롭지 않다.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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