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5주년 특별 기고] e스포츠, 지금이 바로 그 시점(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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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e스포츠 창간 15주년을 맞아 특별한 칼럼을 독자분들께 전달하려 합니다. 오랜 기간 e스포츠 산업에 몸담아 온 이재명 라우드코퍼레이션 부사장이 특별 기고를 통해 e스포츠의 오늘을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 편집자주 >
[글=이재명 라우드코퍼레이션 부사장]지난 3월 BTS 리더 RM이 스페인 언론 엘 파이스와 나눈 인터뷰가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됐다. K팝 성장 이면에 깔린 비인간적인 시스템에 대한 생각을 물었고, RM은 서양인 관점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한국 역사와 민족 배경이 있다고 답했다.
"해외에서 한국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한국은 침략당했고 파괴된 채 둘로 갈라진 나라다. 불과 70년 전만 해도 아무것도 없었다. IMF와 UN의 원조를 받던 국가였다. 하지만 이제 전 세계가 주목하는 나라다. 그것은 한국인들이 발전을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해왔기 때문이다."
"원래 빠르게 진행되는 세상 모든 것들은 부작용을 가지고 있는 법이다."
인터뷰를 보며 한국 e스포츠가 떠올랐다. 무엇보다 빠르게 산업으로 발전한 것 중 하나가 e스포츠이기 때문이다. e스포츠 발전과 함께 부작용은 무엇인지, 또 보완하고 나아가야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본다.
◆e스포츠 현황: 변모하는 e스포츠
*게임에서 e스포츠, 그리고 문화 콘텐츠로
"엄마 스포츠하게 1000 원만~"이라는 '밈'이 있다.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게임에 대한 인식은 스포츠로 보기에 거리감이 있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게임이 무슨 스포츠라고 e스포츠라고 부르냐'는 의미로 해당 '밈'이 많이 쓰였다. 하지만 이제 게임은 산업과 스포츠 종목을 넘어 문화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지난 4월, 중국의 거장 장이모 감독이 게임 '리그오브레전드'를 소재로 30여년 만에 첫 웹 드라마를 만든다는 소식이 전해져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 소식은 당시 웨이보에서만 2억 회 이상 조회됐다. 이전에도 '리그오브레전드'는 '아케인'이라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넷플릭스를 통해 인기리에 방영된 바 있다. 6년이라는 제작 기간을 거쳐 압도적이고 강렬한 연출로 탄생한 이 작품은 '리그오브레전드' 게임을 모르는 사람도 충분히 세계관에 빠질 수 있는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또한 한국 게임 개발사인 스마일게이트 작품 '크로스파이어'도 이미 2020년 7월 중국에서 드라마로 제작돼 방영된 바 있다. '천월화선'이라는 제목의 36부작 드라마는 누적 조회수 20억 뷰를 넘어선 인기 콘텐츠다.
대표 사례로 위의 영화와 드라마, 애니메이션을 들었으나 게임과 e스포츠 IP는 이미 해당 산업을 뛰어 넘어 수없이 많은 엔터테인먼트 분야 문화 콘텐츠로 확장하고 있다.
*문화 콘텐츠를 넘어 공간 비즈니스로
인터넷과 모바일에서 즐기는 온라인 문화 특성을 가진 e스포츠는 이제 디지털 콘텐츠를 넘어 오프라인 공간 비즈니스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전 세계 가장 인기있는 e스포츠 종목사 중 하나인 라이엇게임즈는 작년 10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구역 內 '라이엇아케이드' 문화공간을 설치했다. 당시 인천공항공사는 회계법인 컨설팅을 받고 공간 비즈니스 다각화 일환으로 명품 브랜드와 함께 라이엇게임즈에게 입점 러브콜을 보냈다고 한다. 이는 게임과 e스포츠의 현 위상에 대한 방증이라 할 수 있다. 지금도 다양한 업체 및 지자체에서 복합 문화공간 조성을 위해 라이엇게임즈에게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또한 라이엇게임즈는 지난 'LCK 스프링 결승전'을 CGV 전국 33개 극장에서 생중계하고, 사전행사로 '쇼핑라이브'를 진행, 관람권 및 스페셜 굿즈 판매도 진행한 바 있다. 유/무선 인터넷으로 무료시청 가능한 e스포츠 관람권을 2만 원 안팎의 가격(관람권 2만 원, 스페셜 티켓 2만5000 원)에 유료로 판매해도 매번 매진에 가까운 상황이다.
e스포츠 풀뿌리 문화를 탄생시킨 주역인 PC방도 이제 유명 게임단 PC방으로 오픈하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 최근 홍대에 오픈한 'T1 베이스캠프'를 비롯해, KT, 농심 등이 PC방을 연달아 오픈하고, 굿즈 판매 및 특화된 식/음료를 선보이며, 대회석을 설치해 각종 대회 및 프로모션 공간으로 활용하는 등 팀과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이렇듯 게임은 고유 산업을 넘어 e스포츠와 문화 콘텐츠 그리고 공간 비즈니스로 다양하게 확대 중이다. 세계 약 2조 원 규모 시장으로 빠르게 성장한 e스포츠는 오는 9월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선정됐고 한국도 국가대표를 파견해 아시안게임 최초 e스포츠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게임과 e스포츠 문화와 산업 성장 속도는 타 스포츠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서두에 언급했듯 빠른 발전에는 성장통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현시점에서의 e스포츠 성장통과 앞으로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다음 기고에서 살펴보려 한다.
글=이재명 라우드코퍼레이션 부사장, 숭실사이버대학교 엔터테인먼트학과 교수, 한국e스포츠협회 학교e스포츠추진단장
정리=이원희 기자(cleanrap@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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