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소금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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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급 생활자를 뜻하는 '샐러리맨'이 소금에서 유래했다는 것은 생뚱맞은 듯하지만, 역사에서 연원을 찾을 수 있는 사실이다.
짠맛이 나는 결정체인 소금은 시대를 거슬러 올라갈수록 더 귀하게 취급됐다.
중국에서는 전국시대 이래로 진(秦)·한(漢)을 거치면서 소금 전매가 국가의 막중한 수입원이었다.
소금 사기 수법까지 등장했다고 하니 어안이 벙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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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급 생활자를 뜻하는 ‘샐러리맨’이 소금에서 유래했다는 것은 생뚱맞은 듯하지만, 역사에서 연원을 찾을 수 있는 사실이다. 소금으로 제국 부흥의 기반을 닦은 고대 로마가 관리나 군인들의 월급을 소금으로 지급한 데서 나온 라틴어 ‘살라리움(Salarium)’이 연원이다.
짠맛이 나는 결정체인 소금은 시대를 거슬러 올라갈수록 더 귀하게 취급됐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노예가 볼품없으면 “소금 값어치가 떨어진다”고 했다. 소금으로 노예 값을 치렀기 때문이다. 중세 유럽의 도시국가들도 소금 교역과 안전한 ‘소금길’ 운영을 통해 부를 축적했으며, 소금 확보를 위해 전쟁을 불사하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전국시대 이래로 진(秦)·한(漢)을 거치면서 소금 전매가 국가의 막중한 수입원이었다. 소금은 한자로 ‘염(鹽)’인데, 신하신(臣)과 소금밭로(鹵), 그릇명(皿)을 합해 만들어진 글자이다. 국가 권력의 관장이 글자 조합 자체에 배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아 고려·조선시대에 국가가 직접 제염을 관장했고, 조선 세종실록에는 ‘의염색(義鹽色)’이라는 기관명이 등장한다. 소금 생산을 증대하기 위해 만든 관청이다. 흔히 소금하면 서·남해안 천일염을 먼저 떠올리지만, 동해안에도 염전은 존재했다. 경북 울진은 토염으로 이름을 날렸고, 울산 또한 소금으로 유명했다. 강원도에서도 영동 곳곳의 하천 하구에 염전터가 있었고, 강릉 군선강 하류에는 아예 ‘염전 해변’이라고 하는 지명이 전해질 정도다. 미네랄이 풍부한 깨끗한 바닷물을 사용하는 동해안 소금은 황토와 불을 사용하는 자염(煮鹽) 기법에다 희소성으로 인해 더 귀한 대접을 받았다.
돌이켜보면 유사 이래로 소금이 지금처럼 풍족했던 적은 없었다. 그런데 마트 진열대에서 소금이 사라지고, 값도 치솟는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소금 사기 수법까지 등장했다고 하니 어안이 벙벙하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으로 인해 소금 확보 경쟁이 벌어진 때문이다. 한쪽에서는 괴담 선동이라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오염수 투기를 막아야 바다 오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소금 비수기인 여름철에 촉발된 논란이 김장철까지 이어지지나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최동열 강릉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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