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車] 끊이지 않는 '갑툭튀' 보행자 문제, 과실은 어떻게?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비 내리는 새벽에 왕복 16차선 한복판에서 차량 사이로 무단횡단한 보행자들을 들이받은 한 차주의 억울한 사연이 소개됐다. 이 사고와 관련해 경찰은 운전자 과실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5일 교통사고 전문 채널 '한문철TV'에 '비 오는 새벽, 왕복 16차선 도로를 무단 횡단하는 사람.. 과연 피할 수 있었을까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는 지난 4월 18일 오전 5시쯤 서울 서초구에 있는 왕복 16차선 도로에서 발생한 무단횡단 사고 경위가 담겼다.

비 내리는 새벽에 왕복 16차선 한복판에서 차량 사이로 무단횡단한 보행자들을 들이받은 한 차주의 억울한 사연이 소개됐다 [사진=유튜브 '한문철 TV']

사고 차량 차주이자 제보자 A씨의 주장에 따르면 그는 당시 시속 32.1㎞로 주행하다 빨간색 신호를 보고 속도를 줄이고 있었다.

그러나 우측 옆 차로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차들 사이로 보행자 2명이 갑자기 튀어나와 A씨의 차량과 들이받았다.

A씨는 "경찰에서 도로교통공단에 영상을 의뢰해 분석한 결과 '운전자가 충분히 제동할 수 있었다'는 결과가 나왔다"라며 "영상을 보면 사람이 보이는 시점과 충격 시점 (간 간격이) 1.5초 정도다. 차와 (사고 나지 않은) 선행 보행자의 거리는 15.9m고, 사고 보행자와의 거리는 12.1m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새벽이라 어두웠으며 날씨가 흐리고 비가 내려 시야도 좁았다. 블랙박스 카메라 광시야에서 보이는 보행자 확인 시점과 운전자 입장과는 차이가 크다"라면서 "즉시 정차가 가능한 속도로 서행 중이었지만, 보행자 확인 후 거의 바로 추돌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A씨는 경찰의 범칙금·벌점 부여를 거부하고 즉결심판을 요청한 상태라고 전했다.

영상을 접한 한문철 변호사는 "빗길은 마른 도로보다 정지거리가 약 1.5배 더 필요하다"라면서 "어둑한 날 검은 계통의 옷을 입은 사람이 튀어나올 것을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피하는 건 정말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 변호사는 "즉결심판 가고, (즉결심판에서) 판사가 '도로교통공단 분석 결과 피할 수 있었는데 왜 못했는가'하며 유죄 선고하면 정식 재판 청구하시라"라고 조연을 건넸다.

또 "정지거리 분석 시 빗길임을 감안했는지 확인하라"라면서 "이럴 때 변호사 선임비 아끼지 말고 소송을 걸어야 한다. 면책 결과 받아서 다음부터 무단 횡단하는 사람이 줄어들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무단횡단이 없어질 것이다. 무조건 차 대 사람 사고는 차가 잘못이라는 생각은 이젠 없어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 변호사는 유튜브 시청자 50명을 대상으로 사고 차량의 과실 여부에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잘못이 없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49명(98%)으로 나타났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