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 맞은 임지연, 왕관의 무게 견딜까

'더 글로리'로 전성기 맞이한 배우 임지연
'마당이 있는 집' 향한 기대감 커

임지연은 지난 19일 첫 방송된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에서 가정폭력으로 고통받고 있는 현실을 탈출하기 위해 발버둥 치는 추상은 역으로 등장했다. '마당이 있는 집' 영상 캡처

배우 임지연이 차기작으로 돌아왔다. '더 글로리'로 전성기 스타트를 끊은 이 시점, 배우로서 가장 중요한 타이밍이다.

임지연은 지난 19일 첫 방송된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에서 가정폭력으로 고통받고 있는 현실을 탈출하기 위해 발버둥 치는 추상은 역으로 등장했다. '마당이 있는 집'은 뒷마당에서 나는 수상한 냄새로 인해 완전히 다른 삶을 살던 두 여자가 만나 벌어지는 서스펜스 스릴러 작품이다.

이번 작품에서 임지연은 상은을 연기하며 전작과는 또 다른 새로운 얼굴을 선보였다. 헝클어진 머리와 민낯에 가까운 메이크업은 물론, 상습적인 폭행 피해로 인해 무기력함과 공허함을 느끼는 인물의 내면까지 섬세하게 그려냈고 '더 글로리'로 지금의 인기를 얻었다. 사실 임지연은 '더 글로리' 공개 전 '마당이 있는 집' 촬영을 시작했으니 대중에게 각인된 '더 글로리'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마당이 있는 집'을 선택한 것은 아니지만 의외로 좋은 타이밍이 된 셈이다.

임지연이 맡은 '더 글로리' 박연진은 화려한 의상과 메이크업, 또 특유의 당당함을 과시하는 인물이다. 매회 강도 높은 연기를 무리없이 소화했고 캐릭터의 감정선을 몰입감 높게 표현해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그간 임지연의 필모그라피를 들여다보면 이번 선택이 꼭 도전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더 글로리' 이후 각종 SNS에서 재생산됐던 '인간실격' '타짜' 등을 떠올린다면 꽤 다양한 인물들을 맡았다. '종이의 집' '장미맨션' '웰컴2라이프' 등 장르를 불문하고 특색이 강한 캐릭터들을 무리없이 소화했다. 늘 연기력이 호평을 받았던 것은 아니나 임지연은 무난한 존재감으로 작품의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스며들었다. 이 가운데 '더 글로리'로 연기적 포텐을 먼저 터트리면서 세간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마당이 있는 집'은 그런 점에서 꽤 유리한 무기다. 그간 임지연이 주로 소화했던 스릴러 장르인데다가 원작의 작품성 또한 대중이 인정했다. 임지연은 이처럼 학교폭력 가해자에서 가정폭력 피해자 역할로 탈바꿈하면서 연기자로서의 가치를 입증했다.

3개월 만에 전작 이미지를 잊게 하는 일은 쉽지 않다. 특히 전작이 신드롬급 인기를 누렸다면 난이도는 더욱 높아진다. 이에 임지연이 '더 글로리'의 파급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감이 크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