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살기 싫다는 부자들…이민 열풍에 상하이 집값 급락

진영태 기자(zin@mk.co.kr) 2023. 6. 26.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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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물량 3월 10만채→4월 20만채 2배로
경제둔화 및 해외이민 여파
달러당 7.2위안 돌파
위안화가치 7개월래 최저
[사진 = 연합뉴스]
중국의 ‘경제 수도’ 상하이 집값이 10% 이상 하락했다. 코로나 봉쇄이후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경제와 자산가들의 해외이민 붐이 겹치면서 주택매물이 쏟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달러당 위안화 가치도 26일 역외시장에서 7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부동산중개업체 센탈린의 자료를 인용해 상하이에서 매물로 나온 주택은 3월 약 10만채에서 4월 말 약 20만채로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또, 상하이의 주택 거래 건수는 3월 2만4000건에서 4월 1만7700건에 이어 5월 1만5300건으로 연속 감소했다. 급증하는 주택매물에 시장은 매수자 우위로 돌아섰다.

부동산중개업체 5I5J의 탄타이펑 매니저는 “선택지가 많아진 매수자들의 관망세 속에 매도자에게 10∼15%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며 “주택 공급이 제한적이었던 상하이의 부동산 시장에서 매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중개업체 롄자의 쑹위린 매니저는 “집값이 더 내려갈 것이라는 데 베팅한 더 많은 집 주인들이 집을 팔려고 한다”며 “그중 일부는 외국으로 이주를 계획하고 있어 가격을 낮춰도 그 가격에 만족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SCMP는 “중국 부동산 시장 둔화와 약한 경제 전망 속에서 상하이의 집 매도 바람은 집값의 추가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중국 부동산 시장이 악순환 상황에 갇혀버렸다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주택거래시장 부진은 상하이 경제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특히 상하이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중국평균보다 높지만 실제 결과는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목표치는 중국전체 5%보다 높은 5.5%에 달하지만 지난 1분기에 상하이 국내총생산(GDP)은 3%에 그쳤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이 부동산 분야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당국이 경제와 건설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부동산 분야에 다시 집중해야 할 때라 분석하며, 부동산 분야 약세는 철강과 시멘트 산업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친기 때문에 정부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 내다봤다.

한편, 이날 오전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위안 거래 기준환율을 전장 대비 0.0261위안(0.36%) 올린 7.2056위안에 고시했다. 위안화 가치가 하락해 고시환율이 달러 당 7.2위안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1월 10일 이후 7개월 반 만이다. 역외시장에서도 위안화 가치는 달러당 7.2177에 거래돼 7개월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시장기대에 못미치는 경제회복과 경기부양책 지연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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