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 ‘먹통’에 교사들 ‘분통’…교원단체 “공익감사 청구할 것”
교사 96% “시스템 불만족”
대입 때 치명적 사고 우려도
경기 수원의 A학교에서는 ‘4세대 나이스(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서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내용을 수정한 후 저장하니 다른 학교 학급의 학생 명단이 나왔다. 학교를 다시 설정하고 몇번을 새로고침 해도 마찬가지였다.
서울의 B학교에서는 ‘확률과 통계’ 수행평가 점수를 눌렀더니 ‘미적분’ 점수가 출력되고, C학교에서는 ‘통계’ 수행평가 결과를 보려니 ‘심화국어’ 창이 떴다. 수행평가 점수 합산이 틀려 교사가 직접 계산해야 하는 일도 벌어졌다.
지난 21일 개통한 ‘4세대 나이스’의 오류가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 나이스로 인한 학교 현장의 혼란도 그대로다. 일부 교원단체는 26일 교육부에 책임을 묻고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교육부는 기말고사 기간이 지난 후 문항정보표를 출력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꾸고 접속 지연을 해소하기 위해 서버를 증설했다고 밝혔다.
현장 교사들은 불안정한 시스템으로 인해 앞으로 대입, 개인정보 등에서도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불안감을 호소한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이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중등교사 342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보니 대입전형 자료를 제공할 때도 다른 학생의 학생부가 제출되거나 다른 학교에 성적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4세대 나이스 시스템에 불만족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96.2%(매우 불만족 87.3%·불만족 8.9%)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4세대 나이스의 전면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교조는 “고등학교는 방학 중 수시 원서 접수를 위한 학생부를 입력하는데, 학생들의 개인정보 유출(여부)도 장담할 수 없다”며 “6월 개통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는데도 강행한 것은 교육 현장의 실태를 모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이날 “2800억원이나 들인 나이스 개편이 도리어 전국적 학교 업무 마비 및 각종 민감정보 유출 등 심대한 공익 저해를 유발했다”며 “사안에 대한 명확한 조사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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