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 ‘풍력단지’서 또 산양 포착…환경평가 ‘거짓·부실’ 의혹 커져
내달 4차 회의 열어 검증키로
경북 영양군 AWP영양풍력발전단지 예정지 인근 2곳에서 멸종위기종 1급인 산양이 추가로 발견됐다. 주민들이 앞서 산양을 촬영한 18개 지점까지 더하면 총 20개 지점에서 산양이 촬영된 것이다. 사업자 측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가 거짓·부실하게 작성됐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2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산양이 추가 포착된 2개 지점은 13번 풍력발전기에서 약 80m, 3·4번 풍력발전기에서 약 400m 떨어진 곳이다. AWP영양풍력 환경영향평가협의회 심의 내용에 따르면, 사업 부지 경계로부터 500m 지점은 동식물상 중점 조사구역이다.
13번 발전기 주변에 설치한 카메라엔 지난달 4일과 지난 6일, 3·4번 발전기 인근 카메라에는 지난 1월9일과 11일 연달아 산양이 찍혔다.
반면 풍력발전 사업자인 AWP가 제출한 전략환경영향평가 본안을 보면 15번 발전기 인근 두 곳에서만 산양이 촬영됐다. 환경부는 산양이 촬영된 15번 발전기 1대만 사업구역에서 제외했다.
이에 주민들은 2021년부터 예정지 곳곳에 카메라를 달아 20개 지점에서 산양을 촬영했다. 107개 지점에서는 산양의 배설물과 뿔질 흔적을 발견했다. 산양은 경사진 바위와 절벽 주위에 주로 서식하는데, 사업자가 설치한 카메라 위치는 대부분 평지나 완만한 구릉지대였다. 지난 4월 전략환경영향평가서 거짓·부실 확인을 위한 AWP영양풍력 공동조사단의 현장조사에서도 대부분 전문가가 ‘사업자가 설치한 카메라는 산양 서식 조사를 위한 게 아니다’라는 의견을 냈다는 것이 이 의원의 설명이다.
이 의원은 “사업자의 산양 조사 결과와 주민들의 산양 촬영 결과를 비교해 보면 (환경영향평가서가) 작성 기준에 부합하는 것인지 아닌지는 상식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양풍력발전단지는 2017년부터 AWP가 추진해온 사업이다. AWP영양풍력 공동조사단은 다음달 서울에서 4차 회의를 열고 환경영향평가서 거짓·부실 작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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