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군 공항 가져가면 1조원 지원” 전남에 제안
전남도선 “민간공항도 함께 무안 이전 약속해야” 유감 표시
광주광역시가 광주 군 공항을 유치하는 전남지역 지자체에 자체 재원을 포함해 모두 1조원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산하 공공기관 이전과 농수산물 구매 등도 약속했다. 전남도는 ‘군 공항 이전 해결 때 민간공항의 무안국제공항이전’ 약속이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유감을 표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26일 “광주 군 공항을 유치하는 전남지역에 지역개발사업지원금으로 총 1조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군 공항 부지를 개발해 지원하기로 한 4508억원에 광주시가 자체적으로 5500억원을 추가로 마련해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광주시는 최근 국회를 통과한 군 공항 이전 특별법에 따라 정부 융자를 받아 자체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별도의 지역개발 사업 등을 추가 지원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와 관련해 광주시는 시 공무원교육원을 군 공항 이전 지역으로 옮길 방침이다. 해당 지역의 농수축산물을 우선 구매하고 광주시에 전용판매장도 설치한다. 군 공항 주변에 소음 완충 구역을 추가 확보하고, 터전을 옮겨야 하는 주민들에게는 이주 정착 특별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공공 주택 등을 포함한 신도시 조성도 지원한다.
광주 군 공항 이전사업은 이전 지역에 15.3㎢ 규모의 신공항을 건설하고, 8.2㎢ 규모 현 공항 부지 개발을 추진하는 내용이다. 광주시는 2014년부터 광주 도심에 있는 군 공항 이전을 추진하고 있지만 소음 등을 이유로 전남지역 지자체들의 반대가 심해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군 공항 이전을 위해서는 유치를 희망하는 지자체가 국방부에 유치의향서를 제출해야 한다.
현재 군 공항 이전 후보지로는 무안국제공항이 있는 전남 무안군과 함평군이 거론되고 있다. 이미 국제공항이 있는 무안으로의 이전이 최우선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무안군의 반대가 거세다. 강 시장은 “군 공항 유치지역과 광주시가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기틀을 마련하겠다. 미래산업 거점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전남도, 중앙부처 등 관계기관과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광주시의 발표에 군 공항 이전 등을 함께 논의하고 있는 전남도는 ‘유감스럽다’는 입장이다. 전남도는 무안국제공항을 서남권 대표공항으로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광주공항에 있는 민간공항과 군 공항을 무안으로 함께 이전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2007년 개항한 무안국제공항은 광주공항과의 통합이 번번이 무산되면서 현재 국제선 정기노선이 1편도 없는 공항으로 전락했다. 무안공항 활성화를 위해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군 공항 이전을 반대하고 있는 무안 주민들을 만나 공항 통합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설득하고 있다.
전남도는 “광주시 발표에 군 공항 문제가 해결되면 바로 민간공항을 무안으로 이전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은 점은 매우 유감”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전남도는 이날 입장문을 내 “광주시는 광주 민간·군 공항을 무안국제공항에 동시 이전하도록 조속하고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면서 “해당 지자체와 협의해 다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고귀한·강현석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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