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이번 앨범은 우연의 산물… 젊은 날의 추억 담았어요”
이복진 2023. 6. 26. 20:40
싱어송라이터 김현철 12-1집 ‘투둑투둑’ 발매
오랜 음악적 영감이었던 비에 대한 노래
‘비가 와’ 등 콘서트 애창곡 리메이크 녹음
동료가수 장혜진 ‘雨’ 새롭게 편곡해 수록
2023년 겨울엔 ‘눈’ 주제로 12-2집 발매 예정
신곡 1∼2개, 리메이크곡 3∼4곡 계획중
하고싶은 음악 하다보니 시티팝으로 발전
오랜 음악적 영감이었던 비에 대한 노래
‘비가 와’ 등 콘서트 애창곡 리메이크 녹음
동료가수 장혜진 ‘雨’ 새롭게 편곡해 수록
2023년 겨울엔 ‘눈’ 주제로 12-2집 발매 예정
신곡 1∼2개, 리메이크곡 3∼4곡 계획중
하고싶은 음악 하다보니 시티팝으로 발전
“진짜 온전히 우연히 앨범이 나왔어요. 기획해서 ‘어! 이렇게 해야 해’라고 준비한 앨범이 아닙니다. 그런 스타일도 못 되고. 하다 하다 보니까 이런 앨범이 됐어요.”
싱어송라이터 김현철은 지난 14일 12-1집 ‘투둑투둑’을 발매했다. 오랜 음악적 영감이었던 비(雨)에 대한 노래를 담은 앨범이다. 지난 2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콘서트에서 비와 관련된 노래를 부르다 보니 나오게 된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제 노래 중 ‘비가 와’와 ‘서울도 비가 오면 괜찮은 도시’를 콘서트에서 자주 부르는데, 그걸 리메이크해서 녹음해놨었어요. 2곡이나 녹음을 해놓다 보니 앨범을 내놓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고, 2곡 모두 ‘비’와 관련된 노래니까 비 노래를 더 넣어보자고 했죠.”
앨범에는 1989년 발매한 1집의 ‘비가 와’와 1998년 발매한 6집 ‘서울도 비가 오면 괜찮은 도시’, 그리고 1994년 동료 가수 장혜진을 위해 작업했던 ‘우(雨)’가 새롭게 편곡돼 담겼다. 또한 앨범 제목과 동명의 신곡 ‘투둑투둑’도 포함됐다. 특히 ‘투둑투둑’은 김현철의 젊은 날 추억이 담긴 노래라고 설명했다.
“예전에는 일기 예보가 더 안 맞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남자아이이다 보니 어머니께서 우산을 가져가라고 해도 귀찮아서 안 들고 갔었죠. 그런데 비가 왔고, 레코드 가게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고 있었어요. 마침 그 여자아이도 같이 비를 피하러 왔고, 좁은 처마 밑에 있다 보니 어깨가 서로 닿았죠.”
김현철은 노래를 설명하면서 ‘투둑투둑’의 ‘젊은 줄도 모르던 우리 지난 젊은 날’이라는 가사를 언급하면서 “그때는 진짜 젊은 줄도 모르고 살아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를 만나기로 한 전날 밤부터 전국에 비가 많이 왔다. 이날 오후까지도 하늘은 구름으로 가득했으며, 간간이 비가 내렸다. 김현철의 ‘투둑투둑’처럼 비가 내렸다. 이런 날씨를 예상하고 앨범 주제를 ‘비’로 정한 것이냐는 질문에 “비가 가지고 있는 정서를 좋아한다”고 답했다.
“우리나라에는 비와 눈이 많이 옵니다. 일본을 제외하고는 이러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나라가 많지 않아요. 그러다 보니 (비와 눈이 주는) 감정을 담은 음악이나 시 등이 많이 만들어졌죠. 그리고 마침 여름이면 그런 비가 많이 오는 시즌이고, 제 추억 속에서도 이러한 비가 많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노래로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김현철은 올겨울에 ‘12-2집’을 발매할 예정이다. 주제는 ‘눈’이다. 그는 “비라는 주제로 앨범을 냈으니까, 겨울에는 마침 내가 눈과 관련된 노래도 몇 개 있으니까 리메이크해서 앨범을 낼 계획”이라며 “신곡은 1∼2개, 리메이크곡은 3∼4곡 정도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2장의 앨범은 바이닐(LP)로도 나온다. “LP로 가장 좋은 음질의 노래를 듣기에는 4∼5곡이 적당한 것 같아요. 그래서 A면에는 ‘비’ 노래들을, B면에는 ‘눈’ 노래들을 담을 예정입니다. LP는 제작이 오래 걸려서 8월에는 곡 마스터링이 끝나야 해서 쉴 틈 없이 곡 작업을 할 거 같아요.”
바쁘지만 팬들과의 만남은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올 초에 4∼5회 공연을 했고, 하반기에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앨범이 나왔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팬들을 만나지 않을까요.”
김현철은 지난해 개최된 ‘자라섬재즈페스티벌’에서 첫날 헤드라이너로 무대를 선보인 바 있다. 혹시 올해에도 볼 수 있냐는 질문에 “아직 주최 측에 연락을 받은 건 없다”며 “하지만 불러준다면 일정이 겹치지 않는 한 무조건 참가하고 싶다. 나에게도 너무 좋은 추억이었다”고 강하게 답했다.
재즈와 시티팝의 관계에 대해선 “시티팝의 기본은 재즈이고, 시티팝 가수는 재즈를 하는 사람”이라며 “재즈가 록을 만나서 나온 게 ‘퓨전재즈’이고, 일본에서 퓨전재즈가 시원한 바람, 야자수, 모래사장 등의 감정을 담아 ‘시티팝’으로 발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티팝 거장’ ‘시티팝 선구자’ ‘시티팝 시조새’ 등으로 자신이 불리는 것에 대해서 “믿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노래한 것이 전부다. 그게 시티팝인지 몰랐고, 스스로도 시티팝을 하겠다고 생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무엇을 만들겠다는 생각 없이 그냥 음악을 만들었어요. 만약 시티팝을 낼 것이라고 정하면 저도 모르게 그 안에 갇히게 됩니다. 그것처럼 안타까운 일이 없지요. 그냥 하고 싶은 음악, 듣고 싶은 음악을 했던 것 같아요. 인생도 그런 게 아닐까요. ‘투둑투둑’에도 어떤 의미를 담지 않았어요. 음악을 듣는 사람마다 각자 의미를 가질 뿐, 제가 무슨 의미가 있다고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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