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반란’ 러시아군 사기 저하…우크라군, 전황 뒤집을까

신기섭 2023. 6. 26.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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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용병 집단 바그너(와그너)그룹을 이끌고 반란에 나섰던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로 망명하는 혼란 속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확실한 반격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권위 추락, 군의 사기 저하 등 러시아 내부 문제가 만천하에 노출되면서 미국도 적극적인 무기 지원을 다짐하는 등 당분간 우크라이나군에 유리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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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러시아의 반란’ 우크라전 영향은
러시아 용병집단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반란을 일으킨 24일(현지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거리에 설치된 바그너그룹 모병 광고가 철거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AP 연합뉴스

러시아 용병 집단 바그너(와그너)그룹을 이끌고 반란에 나섰던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로 망명하는 혼란 속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확실한 반격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권위 추락, 군의 사기 저하 등 러시아 내부 문제가 만천하에 노출되면서 미국도 적극적인 무기 지원을 다짐하는 등 당분간 우크라이나군에 유리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26일(현지시각) 트위터를 통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통화했다는 사실을 밝히며 “러시아 정권은 약하고 크렘린(러시아 대통령궁)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병력을 철수하는 것”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스틴 장관과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과 우리의 방위력을 강화할 수 있는 다음 수단에 대해 논의했다”며 “우크라이나가 이기는 쪽으로 모든 게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국방부도 자료를 내어 “전쟁터에서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수요를 맞출 수 있는 안보 지원의 우선순위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미국 등 서방의 무기 지원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군 관계자들 역시 당장 전선에서 큰 변화는 눈에 띄지 않지만, 러시아군의 사기가 떨어지고 전투 집중력이 흐트러진 틈을 노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25일 우크라이나군 당국자들을 인용해 프리고진의 반란으로 러시아가 혼란에 빠졌던 24일 동부와 남부 전선에서 동시다발적인 반격 작전에 나서 일정한 성과를 얻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동시에 여러 방면에서 공격 작전을 펼쳤으며 모든 방면에서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이 남부 헤르손주 주도 헤르손시 인근의 안토니우스키 다리를 건너 드니프로강 남쪽의 러시아 점령지로 진출했다는 ‘미확인 주장’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25일 동부군 대변인 세르히 체레바티를 인용해 “바흐무트 전선에서 적을 밀어내고 있다. 지난 24시간 동안 600m에서 1㎞ 정도 전진했다”고 밝혔다.

최전선에서 작전에 참여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방위군 소속 장교 비탈리 마르키우는 신문에 “우크라이나군의 사기가 아주 높은 상태이며 러시아 상황을 느긋하지만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 정보총국 소속 장교 안드리 체르냐크도 “우리는 이 상황을 최대로 활용할 것이며, 정치와 정보 분야, 군사 영역에서 우리의 이점을 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육로를 끊기 위해 이달 초부터 바흐무트, 벨리카노보실카, 오리히우 등 세 뱡향으로 대반격을 시작했다. 하지만 단단히 굳어진 러시아의 방어선을 뚫어내지 못해 서구 국가들과 우크라이나의 애를 태우고 있다.

하지만 이 사태가 러시아군의 전략에 직접적 타격을 주진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미국 외교정책연구소(FPRI)의 롭 리 선임연구원은 바그너그룹은 동부 도네츠크주의 최대 격전지였던 바흐무트 점령 이후 후방으로 이미 빠진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바그너그룹은 공격 부대여서 현재 방어 태세에 들어간 러시아군의 전력에 별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리 연구원은 “우크라이나군이 예비 부대를 공격에 투입하기 시작할지, 이번 주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기다리고 있다”며 “러시아군은 점령지 일부를 빼앗길 경우 책임을 바그너그룹에 돌리는 선전 활동에 집중할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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